'세계선수권 부진 충격' 여자탁구, 지옥훈련·무한경쟁 선언

입력 2019-05-02 05:55  

'세계선수권 부진 충격' 여자탁구, 지옥훈련·무한경쟁 선언
종별대회 직전까지 상비군 훈련…중국오픈 포기하고 훈련 집중
유남규 감독 "선수들 패배의식 떨치고 정신무장 새롭게 하겠다"



(서울=연합뉴스) 이동칠 기자 = "4번 시드를 받고 8강에서 탈락하는 것보다는 8번 시드를 받더라도 자기 실력을 키우는 게 더 중요합니다. 고강도 훈련과 무한경쟁으로 선수들의 경쟁력을 끌어올릴 계획입니다."
한국 여자탁구 대표팀의 사령탑인 유남규 감독은 2019 국제탁구연맹(ITTF) 세계선수권대회(개인전)에 선수들을 데리고 참가했다가 성적 부진에 큰 충격을 받고 대표팀 전력 강화를 위한 쇄신책을 마련했다.
강도 높은 훈련과 새로운 정신무장 없이는 세계 최강 중국과 상승세를 탄 일본의 벽을 넘기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한국은 지난달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열린 세계선수권에서 남자팀의 막내 안재현(삼성생명)이 '테이블 반란'을 일으키고 깜짝 동메달을 수확했지만, 여자팀은 심각한 부진을 겪었다.
여자대표팀은 서효원(한국마사회)과 전지희(포스코에너지), 최효주, 이시온(이상 삼성생명), 유은총(미래에셋대우) 등 5명이 출전했지만, 단식에선 서효원이 16강에 오른 게 최고 성적이었다.



에이스 전지희는 32강에서 탈락했고, 최효주와 이시온은 64강 문턱을 넘지 못했다.
복식에서도 최효주-유은총 조가 본선 1회전(64강)에서 고배를 들었고, 전지희-이시온 조는 16강 관문을 통과하지 못했다.
지난 2월 28일 공개모집을 거쳐 여자대표팀 지휘봉을 처음 잡은 유남규 감독으로선 참담한 성적표였다.
유남규 감독은 "메달을 따지 못한 것 못지않게 우리 선수들의 실망스러운 경기 내용에 더 충격을 받았다"면서 "이런 상태로는 중국, 일본은 물론이고 홍콩, 대만, 싱가포르, 북한, 독일, 루마니아와 동메달 경쟁도 쉽지 않다"고 분석했다.
유 감독은 선수들의 실력을 끌어올리기 위해선 훈련만이 최선의 방법이라고 생각하고 특단의 대책을 내놨다.
매년 참가했던 중국오픈(5월 30일∼6월 2일) 출전을 포기하는 한편 종별선수권대회(5월 8일∼15일·충북 제천) 출전을 앞둔 상비군 선수들을 진천선수촌에 재입촌하도록 했다.
훈련 시간을 최대한 확보해 선수들의 기량을 집중적으로 끌어올리기 위해서다.
유 감독은 "중국오픈 참가와 출전 준비로 열흘여 보내는 시간에 집중 훈련을 통해 내실 있게 하려고 한다. 일단 실력을 키우는 게 먼저라고 생각했다"면서 "패배의식을 버리고 목표를 설정해 강한 정신력으로 무장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또 종별선수권 준비를 위해 지난달 30일 귀국 직후 소속팀으로 돌아간 남자팀과 달리 여자팀 선수들은 1일 밤 재소집됐다.
세계선수권에 출전한 5명을 포함한 상비군 14명은 8일까지 진천선수촌에서 훈련하고, 종별선수권이 끝난 직후인 15일 선수촌으로 재입촌해 고강도 담금질을 이어갔다.
세계랭킹이 157위였던 남자팀 막내 안재현이 세계 4위였던 일본의 간판 하리모토 도모카즈를 꺾는 이변을 일으키고 동메달을 딴 '안재현 돌풍'에 자극받아 여자팀은 선수들의 무한경쟁을 선언했다.



유 감독은 "도쿄올림픽이 1년 3개월 정도 남아있기 때문에 기존 대표팀 선수 외에 신유빈 등 어린 선수들에게 기회를 줘 경쟁을 통한 전력 상승 시너지 효과를 내려고 한다"면서 "그래야만 여자팀에서도 안재현 같은 선수가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올 연말까지 집중 훈련을 하고 내년 부산 세계선수권(단체전)에서 테스트한 뒤 내년 도쿄올림픽에선 메달을 딸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chil8811@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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