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서영 기자 = 지난달 미국 국경순찰대에 붙잡힌 과테말라 출신 16세 소년이 구금시설에서 고열과 오한 등의 증세를 보여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수일 만에 숨졌다.
미국 보건복지부(HHS)는 1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홀로 국경을 넘어온 과테말라 소년이 텍사스주의 한 어린이 병원에서 치료를 받다 전날 사망했다고 밝혔다고 이날 AP통신과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과테말라 외교부에 따르면 이 소년은 지난달 19일 멕시코와 국경을 접한 미국 텍사스주 엘파소 지역에서 국경순찰대에 붙잡혔다.
소년은 이민세관단속국(ICE)의 구금시설에서 난민재정착사무소(ORR)가 운영하는 어린이 이주민 보호소로 보내졌으나, 이튿날부터 고열과 오한, 두통을 호소해 병원으로 이송됐다고 미 보건당국은 밝혔다.
심각한 뇌염을 앓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진 이 소년은 한 차례 병원 치료에도 별다른 차도가 없자 병원에 입원해 뇌수술을 받는 등 수일간 집중 치료를 받았지만, 끝내 목숨을 잃었다.
당국은 소년의 형제와 과테말라 영사가 당시 병원에 입원 중이던 소년을 방문했으며, 과테말라에 남아있던 가족에게도 소년의 건강 상태를 지속해서 알렸다고 밝혔다.
미국에서는 지난해 12월에도 과테말라 출신 7살 소녀가 구금 중 탈수와 쇼크 증세를 보이다 숨졌으며, 또 다른 과테말라 출신 8세 소년도 구금시설에서 고열과 구토 증세를 호소하다 병원 이송 후 몇 시간 만에 사망했다.
이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반이민 정책에 반대하는 민주당 의원들이 국경 지대의 의료검진 시스템 개선을 촉구하고 나섰다.
트럼프 행정부도 구금 중 어린이 사망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철저한 건강 검진 과정을 도입하는 등 관련 정책을 수정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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