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보다 진정성 있는 표현 주력…주연·단역 안가리고 연기할것"
(서울=연합뉴스) 이정현 기자 정윤희 인턴기자 = "이번 작품을 하면서 목표는 '군 복무 전보다 (연기자로서) 많이 성장했다'는 이야기를 듣는 것이었는데,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셨습니다."
지난해 11월 말 사회복무요원에서 소집 해제된 후 SBS TV 월화극 '해치'를 통해 젊은 영조대왕으로 돌아온 배우 정일우(32)는 "2년 넘게 공백기가 있었는데 쉴 틈 없이 촬영을 해서 우여곡절도 많아 어렵고 힘들었지만 잘 마친 것 같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동안 영조를 다룬 사극은 주로 영조의 노년과 아들 사도세자와의 갈등, 정조로 이어지는 시대 등을 그렸다. 그러나 '해치'는 연잉군 이금이 무수리 몸에서 태어났다는 신분상 한계를 극복하고 왕좌에 올라 자리를 굳건히 하는 모습과 선정을 펴는 모습이 주로 담겼다.
2일 강남구 신사동에서 만난 정일우는 "사극이지만 현대극처럼 연기해달라는 주문을 받아 초반에 연기가 어색하다는 평도 좀 나왔던 것 같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이금이 여러 사건을 겪으면서 저도 캐릭터에 몰입했고, 연기 면에서도 성장해 그런 말들을 극복한 것 같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이제껏 영조는 사극의 주인공으로 다뤄진 적이 거의 없었는데 사극에서 뛰어난 필력을 보여주신 김이영 작가께서 영조라는 캐릭터를 재창조해주셨다"며 "(이순재, 송강호 등) 대선배님들께서 여러 작품 속 영조를 연기하셨다는 부담도 있었지만 작가님 덕분에 잘 연기할 수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해치' 속 영조는 철두철미하고 냉정하기보다는 감성적이고 공감 능력도 뛰어난 젊은 모습을 보여줬다.
"젊은 영조를 진정성 있게 표현하기 위해 얼굴을 사용하는 것은 최대한 줄이고, 마음으로 연기하려고 노력했습니다. 기술적인 부분보다는 진정성을 갖고 연기한 게 이전과 많이 달라진 것 같습니다. 물론 아쉬움이 많지만, 이금이 천민에서 왕까지 올라가면서 저 역시 많이 성장한 것 같네요."
정일우는 호흡을 맞춘 고아라, 권율에 대해서도 고맙다는 인사를 전했다.
그는 "아라는 많이 다쳐서 안쓰럽기도 한데 마무리를 잘해줘서 고맙다. 의지를 갖고 복귀해서 촬영해줬다"며 "율이 형에게는 많은 것을 배웠다"라고 말했다.
악역으로 남다른 존재감을 과시한 이경영, 정문성에 대해서도 "얼마나 진심으로 연기하시는지 그 마음이 100% 느껴지는 분들"이라며 "오랫동안 보고 싶다"고 했다.
정일우는 이제 복귀작을 막 마친 만큼 차기작도 휴식 없이 선택해 달리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목표는 청춘스타에서 진정한 배우로 도약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번 달 안에 차기작을 결정할 것 같아요. 촬영장이 너무 그리웠거든요. 앞으로 스타보다는 배우로서 인정받고 싶습니다. 무게감이 필요한 시점이죠. 이젠 역할의 크고 작음을 떠나서 욕심이 나는 역할은 주연이든 단역이든 출연할 겁니다. 주어진 역에 최선을 다하다 보면 기억에 남는 배우가 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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