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연합뉴스) 정회성 기자 = "장학재단 설립은 미뤄왔던 꿈입니다. 적은 돈이지만 이제라도 시작하고 싶습니다."
2일 광주 광산구에 따르면 신흥동 행정복지센터에 지난달 30일 노란색 봉투를 손에 든 주민이 들어섰다.
망설이듯 건넨 봉투 안에는 5만원권 8장과 10만원 10장 등 현금 50만원이 담겨있었다.
이름을 밝히고 싶지 않다고 당부한 주민은 가정 형편이 어려운 학생을 돕는 데 써달라고 부탁했다.
'작은 가게를 운영하는 50대'라고만 본인을 소개한 이 독지가는 마음 편히 공부하지 못한 아쉬움이 한으로 맺혔다며 유년 시절 일화들을 꺼냈다.
집안 형편이 어려워 초등학교를 1년 늦게 들어갔다.
고등학생 때는 동생 둘을 돌보느라 낮에 농사를 짓고 야간 학교에 다녔다.
5년 전 문을 연 가게는 카드, 보험 외판원 일을 하며 차곡차곡 모은 돈으로 차렸다.
배우지 못한 한을 장학재단 설립으로 해소하겠다는 꿈도 키웠다.
그러한 꿈을 실천하는 첫걸음으로 이날 성금을 맡겼다.
장학재단 설립자라는 꿈의 규모는 줄였지만, 매해 100만원씩 모아 정기적으로 성금을 전하겠다고 약속했다.
신흥동 지역사회보장협의체는 성금을 한부모 가정 학생 1명에게 장학금으로 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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