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아직 3루 원정 더그아웃이 한산했던 오후 3시 50분께, 박병호(33·키움 히어로즈)가 나타났다.
박병호는 1루 더그아웃 앞에 있던 염경엽(51) SK 와이번스 감독을 발견한 뒤 손을 크게 흔들며 뛰어왔다. 은사에게 인사하고 싶은 마음을 그렇게 표현했다.
박병호는 2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리는 2019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SK 와이번스와의 방문경기를 앞두고 평소보다 빨리 그라운드로 나왔다.
키움과 SK는 4월 30일과 5월 1일에도 인천에서 대결했다. 하지만 시간이 엇갈려 인사할 시간이 없었다.
박병호는 주중 3연전 마지막 날, 일찌감치 그라운드로 나왔다. 염 감독에게 꼭 인사를 하고 싶어서였다.
염 감독은 환하게 웃으며 박병호와 가볍게 포옹했다. 둘은 히어로즈에서 함께 뛰던 과거를 떠올리는 등 10분 정도 대화했다.
박병호는 김시진 전 히어로즈 감독과 염경엽 감독은 '은인'이라고 표현한다.
2005년 LG 트윈스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한 박병호는 2011년 7월 31일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로 트레이드됐다.
당시 히어로즈 사령탑은 김시진 전 감독이었다. 김시진 감독은 오래 유망주 꼬리표를 떼지 못했던 박병호를 꾸준히 4번타자로 기용했다.
염 감독은 2013년부터 히어로즈를 지휘했다. 염 감독과 박병호가 함께 뛰던 2013∼2015, 3시즌 동안 박병호는 매 시즌 홈런왕을 차지했다.
초보 사령탑이었던 염 감독도 확실한 4번타자 덕에 히어로즈를 신흥 강호로 만들었다.
이제는 다른 유니폼을 입고 경기 시작 후에는 적으로 싸우지만, 둘은 여전히 서로를 아낀다.
jiks79@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