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자력갱생으로 식량난 돌파의지…"곡물 심을 새 땅 찾아라"

입력 2019-05-03 09:42   수정 2019-05-03 13:54

北, 자력갱생으로 식량난 돌파의지…"곡물 심을 새 땅 찾아라"
내부선 곡물 증산 총력전…외부엔 식량 긴급 지원도 알려


(서울=연합뉴스) 최선영 기자 = 농번기에 들어서면서 북한이 올해 곡물 증산에 사활을 걸고 연일 주민들을 독려하고 있다.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제재 해제에 목을 매지 않겠다며 자력갱생을 선언한 북한은 곡물 생산을 단순히 경제발전이 아닌 '대미 결전'·'체제 수호' 차원으로 인식하며 총력전을 펴는 모습이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3일 '새 땅을 대대적으로 찾아 경지면적을 늘리자' 제목의 사설에서 "새 땅 찾기 사업은 단순히 실무적 사업이 아니라 적대세력들의 악랄한 책동을 짓부수고 자력갱생의 기치 높이 전진하는 사회주의 조선의 본때를 보여주기 위한 투쟁의 일환"이라고 역설했다.
이어 "경지면적을 늘리는데 알곡 증산의 예비가 있고 인민들의 식량문제, 먹는 문제 해결의 돌파구가 있다"며 "풍년 낟가리를 높이 쌓아야 자력자강의 승전포성이 울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곡식을 심을 수 있는 땅이라면 모조리 찾아내야 한다. 논둑, 밭둑, 포전(논밭) 사이의 빈 땅을 찾아 거기에 알맞은 곡식을 심어야 한다. 웅덩이를 메우고 논두렁에는 콩을 심고 인수로(引水路)에는 볏모를 낼 수 있게 해야 한다"며 농민 1인당 1천 포기의 곡식을 더 심는 운동을 벌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앞서 노동신문은 지난달 29일 정론에서 "쌀이 금보다 귀하다"며 "적대세력들의 제재 압살 책동을 무자비하게 짓부숴버리는 승리의 포성은 농업 전선에서부터"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에 '굴복'하지 않겠다며 선언한 자력갱생노선의 결과가 심각한 식량난으로 이어질까 고민하면서 알곡 생산을 늘려야 한다는 북한 지도부의 인식이 엿보인다.
북한은 이미 작년 농사 작황이 좋지 않아 미국의 제재 이유를 앞세워 국제기구들에 손을 벌려야 하는 상황이다.
국제적십자사연맹(IFRC)은 지난달 30일 발간한 '북한: 가뭄과 식량 불안' 보고서에서 "북한적십자사가 IFRC와 적신월사(이슬람권의 적십자사)의 도움을 받아 '재난구호긴급기금'(DREF)을 요청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의 식량 생산량은 2018년 495만t으로 지난 10년간 최저치를 기록했고, 북한 인구의 41%인 1천30만명이 영양실조 상태다.
유엔 세계식량계획(WFP)과 식량농업기구(FA0)는 지난 3월부터 북한 식량안보 실태에 대한 긴급 평가에 착수했고 이달 중 평가결과를 공개할 계획이다.
북한 외무성도 "절대적 식량난"과 대책 마련을 촉구한 내부 문건을 작성해 해외 북한 대사관들에 발송한 것으로 알려졌다.
chs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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