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료 선호도와 유전자 연관성 연구 결과
(서울=연합뉴스) 성혜미 기자 = 커피와 술을 비롯해 어떤 음료를 마실지 결정하는 것은 맛이 아니라 기분 때문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노스웨스턴 페인버그 약대 메릴린 코넬리스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의 음료 선호도와 유전자에 관한 최근 연구 결과가 국제학술지 '인간 분자 유전학'(Human Molecular Genetics)에 실렸다고 AFP통신 등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연구팀은 당초 어떤 미각 유전자가 음료 선호도에 영향을 미치는지 밝혀내려 했는데, 놀랍게도 음료 선호도는 미각 유전자보다는 감정적인 반응과 관련된 유전자를 기반으로 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연구팀은 33만6천명을 대상으로 24시간 동안 섭취한 기록을 제출받은 뒤 이들이 마신 음료를 커피·차·자몽주스·술 등의 '쓴맛'과 설탕이 첨가된 음료수 등 '단맛'으로 구분했다. 그리고서 소비패턴과 유전자의 연관성 연구를 수행했다.
코넬리스 박사는 "음료 선호의 바탕이 되는 유전자는 이 음료들이 정서적으로 작용하는 요소와 연관돼 있었다"며 "사람들은 커피와 술이 만들어주는 기분을 좋아하고, 그래서 그것을 마신다"고 설명했다.
이어 "맛도 하나의 요인이지만, 그 맛은 학습된 맛"이라며 "가령, 커피는 쓴맛 때문에 진화의 차원(evolutionary level)에서 보면 피해야 할 것이지만, 커피 맛과 카페인의 효과를 동일시하도록 배웠기에 소비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또 'FT0'라고 불리는 유전자에 특정한 변이가 있는 사람들이 설탕이 들어간 음료수를 선호한다는 점을 발견했는데, 특이하게도 이 변이가 이전 연구에서는 비만도를 낮추는 것과 연관성이 있었다.
코넬리스 박사는 "FTO 유전자가 비만과 어떻게 연관돼 있는지 정확히 알지는 못하지만, 체중관리와 관련된 행동에 있어서 역할을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함께 연구를 수행한 빅터 중 박사는 "이번 연구는 맛이 음료 소비의 주요한 유전적 결정요인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면서도 구체적인 연관성을 알아내려면 연구가 더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noano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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