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부다비 조각공원에 노준 조각 설치…"아시아 작가로 최초"

입력 2019-05-03 12:51  

아부다비 조각공원에 노준 조각 설치…"아시아 작가로 최초"
스페셜올림픽 계기 각국 작가 6명 참여…7개 캐릭터 조형물



(서울=연합뉴스) 정아란 기자 = 아부다비 사디야트 섬은 루브르 박물관, 구겐하임 미술관 등을 유치하면서 중동 문화예술 허브로 부상했다. 지난 3월 열린 아부다비 스페셜올림픽(발달장애인 올림픽) 계기에 한국인 조각가 노준(50)의 작업이 설치되면서 주목받고 있다.
아부다비아트(아부다비 문화관광청)는 사상 처음으로 중동에서 열린 스페셜올림픽을 기념하는 차원에서 공공미술 프로젝트를 마련했다. 노 작가를 비롯해 에텔 아드난(레바논), 메멧 알리 우이살(터키), 나딤 카람(세네갈), 파스칼 마씬 타유(카메룬), 와엘 샤키(이집트) 등 각국 작가 6명이 참여했다.
사디야트 문화지구 내 야외 조각공원에 설치된 노준 '사랑과 행복의 빛'은 각각 엘리스와 마루로 불리는 두 어린이가 자신이 좋아하는 인형을 안고, 함께 올림픽 성화를 맞잡은 형상이다. 조각은 스테인리스 스틸로 제작됐으며 현지 기후에 견딜 수 있도록 독일제 페인트를 칠했다. 조각 높이는 2.5m에 달한다.
주변에는 올림픽 종목을 상징하는 동물 캐릭터를 배치했다. 루파파(세일링), 핑(카약), 키키(리듬체조), 클로(축구), 하야미(농구) 등 다섯이다. 7개 캐릭터는 아랍에미리트에 속한 7개 토후국을 상징한다.
이 작품은 아부다비 문화관광청이 영구 소장, 공원에 계속 설치된다.



노 작가는 3일 서울 종로의 한 식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달장애인 올림픽이라는 점이 무척 마음에 와닿았다"라면서 "그 친구들이 조각을 어렵거나 무서운 존재로 생각하지 않고, 껴안고 웃고 즐길만한 작업을 하려 했다"라고 말했다.
배석한 이화익 이화익갤러리 대표는 "아부다비에 동양 조각가 작업이 설치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현지 관계자에게 들었다"라면서 "어린이들이 많이 찾아오는 등 올림픽이 끝난 뒤에도 호응이 좋다"라고 강조했다. 이화익갤러리는 지난 8년간 매년 아부다비 아트페어에 참가하면서 현지 미술계와 교류를 이어왔으며 이번 작업을 후원했다.
노 작가는 다양한 동물을 형상화한 캐릭터 조각을 한다. 1998년 TV로 방영된 어린이용 음료 '깜찍이' 소다의 클레이 애니메이션 광고로도 이름을 알렸다. 노 작가는 어린이병원에 조각을 기증하는 프로젝트도 진행 중이다.
aira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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