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소방본부, '예방→관리→치유' 단계별 체계적 지원
3년간 63명 치료…수면장애, 우울증,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등 겪어
(울산=연합뉴스) 장영은 기자 = "사건·사고 현장은 예기치 않는 많은 위험이 도사리고 불안과 공포감도 느끼지만, 소방공무원들은 국민 재산과 생명을 지키기 위해 현장에 뛰어듭니다."
울산소방본부가 목숨을 아끼지 않고 수많은 사건·사고 현장을 누비는 소방공무원의 정신건강을 관리하기 위해 특별한 노력에 나서고 있다.
울산소방은 소방공무원 정신건강 향상을 위해 예방, 관리, 치유의 3단계 대책을 마련해 운영 중이라고 밝혔다.
먼지 예방단계에서 전 직원을 대상으로 '찾아가는 심리상담실'을 연다.
전문상담사가 119안전센터와 구조대를 팀별로 방문해 정신건강 예방 교육을 하고 1대 1 심리상담을 한다.
또 정신건강 전문의가 소방서별로 상·하반기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를 비롯한 심리증상 치료 분위기를 조성할 수 있도록 개인·동료·간부 역할을 교육한다.
소방서별로 심신 안정실도 운영하면서 평소 현장 대원의 심신 건강을 관리하고 현장 출동 후 심리안정을 위한 치유공간으로 활용한다.
참혹한 외상사건이나 사고에 노출된 소방공무원은 상담사나 지역정신건강복지센터 측이 긴급심리 지원 프로그램을 적용한다.
이는 72시간 내 긴급심리지원을 해 안정을 취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이를 위한 24시간 콜센터도 있다.
특히, 울산소방은 2013년 전국에서 처음 시행해 올해 7년째 운영 중인 소방공무원 휴(休) 힐링캠프도 정신건강 관리를 위해 꾸준히 열고 있다.
매년 30∼40명을 대상으로 1∼2차례 1박 2일 동안 제주도를 비롯한 다른 지역에서 합숙하며 심신 휴식과 스트레스 해소를 위한 참여식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지금까지 모두 9차례 259명이 참여했다.
힐링캠프와 함께 소방서별로 매년 한 차례 치유 음악연주회도 연다. 찾아가는 예술단인 울산시립예술단이 2013년부터 치유 음악연주회를 하고 있다.
두 번째 관리단계에서는 고위험군 대상 추적과 심층 상담을 한다.
고위험군 대상이 되면 경과를 관찰하고 병원치료를 유도하기 위한 정밀상담을 이어간다.
관리필요군 소방공무원의 경우 개인이 원하면 울산소방과 업무 협약한 시·군·구 정신건강복지센터 전문상담사와 상담을 지속할 수 있다.
마지막 치유단계에서는 소방공무원을 위한 지역소방전문치료센터(정신건강의학과) 치료 서비스를 한다.
지역 내 종합병원 정신건강의학과 1곳을 센터로 지정했고, 직원은 비밀보장 아래 병원에서 전액 국비로 진료를 받을 수 있다.
관리필요군과 외상사고 노출 대원 37명을 포함해 최근 3년간 63명이 치료받았다.
조강식 울산소방본부 소방행정과장은 6일 "직원들이 참혹한 재해·재난 현장을 보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로 남는다"며 "이를 해소하기 위해 예전에는 개인적으로 술을 마시거나 등산하는데 그쳤지만, 이제는 조직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다양한 대책을 강구하고 있고, 앞으로도 더 많은 관심을 갖고 이를 더욱 체계화하는 노력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울산소방이 2018년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소방공무원 18.1%가 수면장애, 3.4%가 우울증, 2.9%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2.3%가 치료 필요군으로 조사됐다.
yo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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