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옥철 특파원 = 미국 미디어 업계에서 가장 활발하게 인수합병(M&A)을 벌여온 월트디즈니가 또다시 수완을 발휘해 '계륵'을 처리했다.
3일(현지시간) 미 방송매체에 따르면 미국 내 190여 개 지역 방송국을 거느린 방송공룡 싱클레어는 이날 디즈니로부터 21개 지역의 스포츠 네트워크를 100억 달러(11조7천억 원)에 인수하기로 계약했다.
싱클레어 가문이 운영하는 싱클레어 방송그룹은 지역 네트워크부터 디지털 채널, 스트리밍까지 다양한 부문의 방송 매체를 거느린 거대기업이다.
지난해 미디어그룹 트리뷴미디어로부터 방송국 40여 개를 더 사들이려다 시장 독점을 우려한 연방통신위원회(FCC)에 의해 저지당한 적이 있다.
이번에 디즈니가 싱클레어에 팔아치운 21개 스포츠 네트워크는 로스앤젤레스, 디트로이트 등 동서부 대도시의 지역 스포츠 방송망이다.
디즈니가 21세기폭스 엔터테인먼트 부문을 710억 달러(83조 원)에 인수하는 메가딜을 완성하면서 함께 딸려온 네트워크다.
디즈니로서는 '중복투자'로 부담이 됐던 게 사실이다.
디즈니는 이미 ESPN이라는 미국 내 전국 단위 스포츠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굳이 지역 스포츠 네트워크를 떠안을 이유가 없었다.
마침 트리뷴미디어 산하 TV 방송국 인수에 실패한 싱클레어 그룹이 디즈니의 '부담'을 덜어줬다. 지역 네트워크를 중시하는 싱클레어로서도 과거 폭스가 갖고 있던 알짜 네트워크를 손에 넣는 데 망설일 이유가 없었다.
디즈니와 싱클레어는 계약에 대해 함구했지만, 미 방송매체들은 "디즈니를 짓눌러 온 스포츠 네트워크를 정리한 셈"이라고 평가했다.
oakchu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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