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20 대표팀, FIFA 월드컵 출전 위해 5일 출국…25일 포르투갈과 첫 경기
정정용 감독 "매 경기 상황 변화 많아…성장해서 돌아오겠다"
(서울·영종도=연합뉴스) 배진남 박재현 기자 = '36년 만의 4강 신화 재현'을 꿈꾸는 한국축구의 미래들이 마침내 장도에 올랐다.
정정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 20세 이하(U-20) 축구대표팀은 5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폴란드로 출국했다.
오는 24일(이하 한국시간)부터 폴란드 6개 도시에서 열리는 2019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에 출전하기 위해서다.
우리나라는 이번 월드컵의 예선을 겸해 지난해 인도네시아에서 개최된 아시아축구연맹(AFC) 19세 이하 챔피언십에서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어 준우승을 차지하고 폴란드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이번 월드컵에서 한국은 포르투갈, 아르헨티나, 남아프리카공화국과 함께 이른바 '죽음의 조'로 꼽히는 F조에 속했다.
아르헨티나는 이 대회에서 역대 가장 많은 여섯 차례나 우승한 나라다.
포르투갈도 U-20 월드컵에서 두 차례나 정상을 밟았고, 지난해 유럽축구연맹(UEFA) U-19 챔피언십에서는 이탈리아를 꺾고 우승한 강팀이다.
남아공은 2019 아프리카축구연맹(CAF) U-20 네이션스컵에서 나이지리아를 승부차기 끝에 따돌리고 3위를 차지해 2회 연속 FIFA U-20 월드컵 출전권을 딴 복병이다.
이들과 맞서야 하는 '정정용호'도 정예 멤버로 팀을 꾸렸다.
정 감독은 한국축구의 미래를 짊어질 미드필더 이강인(발렌시아)에 공격수 정우영(바이에른 뮌헨), 미드필더 김정민(리퍼링), 수비수 김현우(디나모 자그레브), 골키퍼 최민수(함부르크)까지 5명의 유럽파를 포함한 21명의 최종엔트리를 확정해 지난 2일 발표했다.
공격수 전세진(수원)·조영욱(서울)·오세훈(안산)·엄원상(광주), 수비수 이지솔(대전) 등 어리지만 프로축구 K리그에서도 팀의 주축으로 뛰는 선수들 역시 대거 발탁했다.
정 감독이 꾸준히 대표팀에 불러들여 지켜본 윙백 최준(연세대)과 수비형 미드필더 겸 센터백 정호진(고려대)은 아마추어 선수로는 '유이'하게 올해 월드컵 무대를 밟는다.
험난한 여정이 기다리고 있지만 어린 태극전사들은 조별리그 통과가 아니라 우승까지 이야기한다.
정 감독은 '어게인 1983!'을 목표로 내세웠다.
36년 전인 1983년 멕시코에서 열린 FIFA U-20 월드컵의 전신,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에서 우리나라는 역대 최고 성적인 4강 진출의 역사를 썼다.
정 감독은 최종엔트리 발표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수비만 해서 좋은 성적을 거둘 수는 없다. 견고한 수비를 바탕으로 공격 축구를 추구하겠다"면서 "팬들이 보기에 '속이 시원한 축구'를 보여드리겠다"고 약속했다.
아울러 그는 12년간 대한축구협회 전임지도자로 일해온 유소년축구 육성 전문가답게 더 큰 그림도 그리고 있다.
이번 대회를 앞둔 각오를 '작은 것은 버리고 큰 것을 취한다'는 뜻의 사자성어 '사소취대(捨小取大)'로 표현한 정 감독은 "선수들이 성적에 대한 걱정에 매몰되지 말고 즐기면서 축구를 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이날 출국하는 대표팀에서 조영욱, 이재익(강원), 이지솔, 정호진은 빠졌다.
조영욱, 이재익, 이지솔은 이날 열리는 소속팀 경기를 치르고 6일 출국한다. 정호진은 독감 증세가 있어 국내에서 치료를 마치고 역시 6일 폴란드로 건너갈 예정이다.
대표팀은 폴란드에 도착하면 그니에비노에 마지막 훈련 캠프를 차린다.
그니에비노에서는 추가 합류하는 해외파들과 마지막으로 조직력을 다지면서 12일 뉴질랜드, 17일 에콰도르와 비공개 연습경기를 통해 실전 감각을 끌어올린다.
유럽파 가운데 이강인과 최민수는 최종엔트리 발표 전 일찌감치 대표팀 훈련에 합류해 호흡을 맞춰왔다.
김현우는 5일, 김정민은 11일 폴란드 현지에서 합류할 예정이다. 다만, 정우영은 소속클럽팀 일정 때문에 합류 시기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대표팀은 월드컵 조별예선 첫 경기 장소인 비엘스코-비아와로는 20일 이동한다.
그러고는 25일 오후 10시 30분 비엘스코-비아와에서 포르투갈과 이번 대회 조별리그 첫 경기를 치른다.
이후 티히로 옮겨 29일 오전 3시 30분 남아프리카공화국과 2차전을, 6월 1일 오전 3시 30분에는 같은 장소에서 아르헨티나와 3차전을 벌인다.
정정용 감독은 "매 경기 상황에 따라 변화가 많기 때문에 중요하다" 며 "상황에 맞게 정신적으로도 육체적으로도 준비를 잘해 임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결과도 중요하지만, 만들어지는 과정도 못지않게 중요하다"며 "돌아왔을 때 개인적으로도, 팀적으로도 성장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hosu1@yna.co.kr
traum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