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北발사체 발사'에 맞대응 삼가며 추가 군사행보 견제

입력 2019-05-05 01:05  

트럼프, '北발사체 발사'에 맞대응 삼가며 추가 군사행보 견제
"金, 내가 함께하는 것 알아…합의 이뤄질 것" 트윗으로 협상재개 손짓
재선 노리는 트럼프, 北 압박행보 계속되면 부담…당분간 상황 지켜볼 듯



(워싱턴=연합뉴스) 백나리 특파원 = 북한의 단거리 발사체 발사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직접적 비난을 삼가며 북미협상 재개의 문을 열어뒀다.
북한의 이번 발사가 미국 본토에 대한 위협과는 무관한 것이기는 하지만 북한의 핵실험 및 미사일 시험발사 중단을 자신의 중대 치적으로 꼽아온 터라 맞대응으로 판을 키우기보다는 협상 재개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유인하는 쪽을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의 군사적 행보가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가도에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는 만큼 북한이 추가적인 군사적 압박 행보에 나서지 않도록 견제에 나선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현지시간으로 4일 오전 9시 45분께 김 위원장을 거론하는 트윗을 올렸다. 한국시간 4일 오전 북한이 동해상으로 단거리 발사체 여러 발을 발사한 지 13시간여 만에 트럼프 대통령의 반응이 나온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윗에 "김정은은 내가 그와 함께한다는 것을 알고 나와의 약속을 깨고 싶어하지 않는다"면서 "합의는 이뤄질 것"이라고 썼다.
또 "김정은은 북한의 대단한 경제 잠재력을 완전히 알고 있고 이를 방해하거나 중단할 일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도 적었다.
단거리 발사체 발사라는 북한의 행보를 직접 거론하지 않고 북미 간 합의가 결국은 이뤄질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을 내세우며 맞대응을 자제한 것으로 보인다.
비핵화에 대한 대가로 엄청난 경제적 보상이 있을 것임을 재차 환기하며 북미협상 재개로 김 위원장을 유인하려는 것으로도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기 생각을 직접 표현하기보다는 '김정은이 나와의 약속을 깨고 싶어하지 않는다'는 식으로 김 위원장의 생각을 대변하는 것 같은 표현을 썼다.
김 위원장이 점차 군사적 행보의 수위를 높일 가능성을 경계하면서 추가적 조치에 나서지 말라고 우회적으로 압박하려는 의미로 관측된다.



북한의 핵·미사일 시험발사 중단을 치적 중 하나로 강조하면서 2020년 대선에서의 재선을 노려온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북한의 압박 행보가 적지 않은 부담이 될 수 있다.
비록 북한이 발사한 것이 미국 본토에 위협이 되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아니고 단거리 발사체이기는 해도 북한의 압박성 군사행보가 계속될 경우 재선 가도의 안보이슈로 떠오를 가능성이 농후하다.
이 경우 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로 확보된 미국 내 지지여론이 돌아서고 야권이 북한의 행보를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공격 소재로 활용하게 될 수 있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은 당분간 공격적 맞대응을 삼가면서 상황을 지켜볼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한층 복잡해지는 한반도 정세 속에 트럼프 대통령이 언제까지 사태를 지켜보는 쪽을 택할지 장담하기 어렵다는 관측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전화통화에서 대북 압박 공조를 강조했으나 푸틴 대통령은 대북제재 완화 필요성으로 응수했다. 북러정상회담을 계기로 북한 비핵화 협상에서 영향력을 키우겠다는 푸틴 대통령의 의지가 드러나는 대목이다.
북한의 단거리 발사체 발사를 계기 삼아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비롯한 트럼프 행정부 내 매파가 보폭을 더욱 넓힐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동안 잠잠하던 볼턴 보좌관은 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대북 압박 메시지를 공개 발신하는 역할을 해왔다.


nari@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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