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핏, 애플 이어 아마존 사랑?…"아마존株 매입은 가치투자"

입력 2019-05-05 07:14  

버핏, 애플 이어 아마존 사랑?…"아마존株 매입은 가치투자"
'자본주의 축제' 버크셔해서웨이 주총…올해도 4만명 구름인파
"베이조스서 수혈받겠다" 농담까지…멍거 "구글 투자 놓쳐 부끄럽다"



(뉴욕=연합뉴스) 이준서 특파원 = '투자의 귀재'·'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89)이 이끄는 버크셔해서웨이가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아마존을 중심으로 기술주 투자를 본격화하는 것일까.
4일(현지시간) '자본주의의 우드스톡'으로 불리는 버크셔해서웨이의 2019 연례 주주총회에서는 '아마존 투자배경'에 시선이 쏠렸다.
버핏은 주주들에게 아마존주(株) 매입을 "가치투자"라고 평가했다.
CNBC 방송은 "아마존 투자는 가치투자 원칙에서 벗어난 것 같지만, 정작 버핏은 아마존 종목이 자신의 투자철학에 부합한다고 언급했다"고 평했다.



◇버핏 "아마존 투자는 가치투자" = 이날 네브래스카주 오마하에서 진행된 버크셔해서웨이 연례 주총에는 4만 명이 주총장을 가득 메웠다.
인구 약 40만명의 작은 도시에 4만명의 인파가 몰린 것이다.
행사장 주변에는 새벽 4시부터 긴 줄이 이어졌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전설적인 '투자 구루'의 한마디를 가장 가까이에서 듣기 위해서다.
불과 이틀 전, 아마존에 투자한 사실이 공개된 터라 투자배경에 관심이 쏠렸다.
버핏은 지난 2일 C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자금을 운용하는 사무실 직원 중 한 명이 아마존을 좀 샀다"고 언급했다. 그동안 버핏은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CEO)의 경영 역량을 칭찬해 왔으나 투자하지는 않았다.
버핏은 주총에서 "아마존에 투자하는 결정은 절대적으로 가치투자에 해당한다. 가치투자 원칙에 따른 것"이라며 "통계적으로 저렴해 보이는 은행 종목과 아마존을 매입하는 것은 동일하다"고 말했다.
유틸리티·소비재 등을 중심으로 저평가 우량주를 사들이는 것처럼, 대표적인 IT 종목인 아마존 투자도 마찬가지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버핏은 기술주 투자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이유에 대해선 "우리가 이해하지 못하는 게임에서 이기려고 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다만 "기술주에 대해 더 많이 알고 있는 수많은 사람이 있다"면서 기술 종목 전문가를 적극적으로 영입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아마존 투자도 주식 포트폴리오 운용을 책임지는 토드 콤스나 테드 웨슬러가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버핏은 특히 CNN 기자에게는 "할 수만 있다면 베이조스의 피를 수혈받을 것"이라는 농담까지 던지면서 아마존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고 CNN방송은 전했다.
버핏은 지난 2016년부터 투자한 애플에 대해서도 "애플 지분을 보유하는 것을 매우 좋아한다"며 '애플 사랑'을 다시금 드러냈다.
'버핏의 오른팔' 찰스 멍거(95) 부회장도 "우리 가족도 애플 핸드폰을 사용한다. 가장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을 물건"이라고 말했다.
구글 투자를 놓쳤다는 점에서는 실수를 인정했다.
멍거 부회장은 "구글을 더 잘 인식하지 못했는데 멍청했다고 느낀다. 우리는 그냥 손가락을 빨고 있었다"면서 "버핏도 나와 같은 느낌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부끄러워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지금이라도 구글 투자에 나설 것인지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머스크의 車보험엔 "쉬운 게 아냐"…2파전 후계구도 재확인
버핏은 전기차 업체 테슬라의 자동차보험 진출엔 회의적 시각을 밝혔다. 버핏의 버크셔해서웨이는 자동차 보험사 '가이코'(GEICO)를 거느리고 있다.
버핏은 "자동차업체가 보험업에서 성공하는 것은, 보험업체가 자동차업계에서 성공하는 것과도 아마 비슷할 것"이라며 "그게 쉬운 사업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경쟁 보험업체인) 프로그레시브와의 경쟁이 더 걱정된다"고 덧붙였다.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CEO는 최근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이달 말쯤 차량 보험 상품을 출시할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고 CNBC 방송은 전했다.
셰일오일 업체인 에너다코(Anadarko Petroleum) 인수전에 뛰어든 것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버핏은 텍사스주 퍼미안 분지에서 하루 400만 배럴이 생산되는 점을 거론하면서 "미국에서 하루 1천200만 배럴을 생산하는데 그 가운데 400만 배럴이 퍼미안 분지에서 나온다"며 "믿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특히 에너지 분야에 많은 돈을 투자하겠다고 예고했다.
버크셔해서웨이는 셰브런과 옥시덴탈의 '에너다코 인수전'과 관련, 옥시덴탈에 100억 달러(약 11조7천억 원)를 투자하기로 했다고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한 바 있다.
아흔을 바라보는 고령인 탓에 단골로 거론되는 후계구도에 대해선 즉답을 피했다.
다만 그레그 아벨(57) 비보험 부회장과 아지트 자인(68) 보험 부회장이 버핏의 요청에 따라 주주들의 질문에 직접 답변하는 이례적인 장면이 연출됐다. 일찌감치 2파전으로 압축된 후계구도를 재확인한 셈이다.
한편, 버크셔해서웨이는 올해 1분기 217억 달러(약 25조4천억 원)의 순익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변경된 회계기준이 적용된 지난해 1분기에는 11억 달러의 순손실을 기록한 바 있다.
ju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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