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 강연서 "유엔 제재대상 아닌 분야 과감한 남북교류 필요"
(시드니=연합뉴스) 정동철 통신원 =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는 4일(현지시간) "북핵 문제 해결에 대화와 평화가 아닌 플랜 B는 있을 수 없다"며 "아무리 나쁜 평화라도 전쟁보다 낫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는 이날 호주 시드니 스트라스필드 골프 클럽 연회장에서 호주 교민 등을 대상으로 한 강연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작년 9월 평양 능라도 경기장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핵 없는 한반도를 만들자고 김정은 위원장과 약속했다고 한 연설에 15만 평양시민이 기립박수를 보내는 장면에서 전율을 느꼈다. 역사가 이렇게 바뀌는구나 싶었다"고 소회도 밝혔다.
정 대표는 베트남 하노이 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 후 교착상태에 빠진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과감한 남북교류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그는 "유엔 제재 대상이 아닌 식량과 의료 등 인도주의적 지원과 상호교류를 통한 실질적인 남북관계 개선이 북핵 문제 해결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남북관계 개선으로 한미동맹이 약화할 수 있다는 시각에 대해서는 "한미동맹의 주된 목적은 북한의 위협으로부터 남한을 방어하는 것이다. 평화로운 남북관계는 전쟁 위험을 제거함으로써 오히려 한미동맹의 고유 목적에 부합되는 측면이 많다"고 반박했다.
그는 노무현 정부 당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장 자격으로 도널드 럼즈펠드 미국 국방장관을 설득해 개성공단 설치에 대한 동의를 받아낸 일화를 소개하면서 정부는 미국에 대한 설득 노력을 지속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정 대표는 "북핵 문제만 평화적으로 해결하면 미일중러 4대 강국에 둘러싸인 한반도의 지정학적 불리를 지경학적(地經學的) 이점으로 바꿀 수 있다"며 "이를 통해 남북한과 8백만 재외동포가 손을 잡고 한민족의 르네상스 시대를 열어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정 대표는 패스트트랙 사태에 대한 한 참석자의 질문에 "선거법 개편과 공수처 신설에는 박근혜 전 대통령을 탄핵하고 문재인 정부를 탄생시킨 국민들의 개혁 열망이 담겨 있다"면서 "자유한국당의 극한투쟁이 역설적으로 이들 법안에 대한 국민적 관심과 열기를 고조시키고 있다"고 답했다.
그는 내년 총선 전 정계개편 가능성에 대해 "기성 정치인들이 자기 이익에 따라 이합집산하는 모습은 국민에게 감동을 주지 못하며 별다른 총선 변수가 되지 못할 것"이라며 "선거제도가 개편되면 다양한 국민의 요구를 대변하는 새로운 정치세력들이 출현할 것이고 민주평화당은 그들과 연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 대표의 시드니 강연은 6.15 공동선언실천 대양주위원회(위원장 김광일)의 초청으로 이뤄진 것으로, 6.15 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조성우 상임대표도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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