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선거법 개정안,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법안, 검찰-경찰 수사권 조정법안의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대충돌을 빚은 4월 임시국회가 7일로 회기를 마감한다. 더불어민주당·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정의당 등 여야 4당의 패스트트랙 실행과 자유한국당의 반발로 멈춰 선 4월 국회는 이 패스트트랙 결정 외에는 아무런 결과물 없이 '빈손' 종료될 것이 확실시되니 답답하기 짝이 없다.
국회는 지난 1월과 2월 사실상 개점휴업했고 3월에도 일부 비쟁점법안을 처리하는 데 그쳐 빈축을 샀다. 올해 들어서도 국회의원들은 일은 않고 세비만 축낸다는 손가락질을 피할 수 없게 된 것이다. 국회에는 현재 미세먼지 대응과 경기부양을 위해 정부가 제출한 6조7천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안, 탄력근로제 확대를 위한 근로기준법 개정안, 최저임금 결정구조 개편을 위한 최저임금법 개정안 등 주요 민생·개혁 의제가 기약 없이 대기 중이다.
상황이 이런 데도 국회 정상화로 가는 출구가 잘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 한숨을 짓게 한다. 집권당인 민주당을 위시한 여야 4당은 신속처리안건 지정은 논의의 출발선일 뿐이라며 한국당에 협의를 위한 원내 복귀를 촉구한다. 그러나 한국당은 패스트트랙을 포기하고 사과하는 것이 먼저라면서 장외집회 지속을 다짐하고 있다. 교집합을 좀체 찾기 힘든 첨예한 대립이다. 패스트트랙의 휘발성을 고려할 때 애초 어느 정도 냉각기는 불가피하다고 봤다. 하지만 자칫 냉각기가 너무 길어져 원내정치 부활을 위한 골든타임을 놓치지나 않을까 우려된다.
보통선거와 대의 민주주의를 골간으로 하는 현대 민주정치는 곧 의회정치다. 의회의 원내정치 없는 정치는 온전한 정치일 수 없다. 국회 의석 분포상 정국 열쇠를 죈 쪽은 민주당과 한국당일 수밖에 없다. 특히 민주당이 오는 8일 치르는 원내대표 선거를 주목한다. 홍영표 원내대표에게 바통을 넘겨받을 새 원내대표는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와 머리를 맞대 교착정국을 타개할 실마리를 찾아내길 바란다. 여당은 국회의 엔진이 돌지 않으면 정부가 원하는 개혁 열차는 굴러가지 않는다는 점을 항상 명심해야 한다. 제1야당인 한국당 역시 보수세력 결집이라는 효능에 이끌려 투쟁적 장외집회에만 에너지를 쏟고 국회의 경쟁 무대를 계속 외면해선 안 된다. 국회를 방치하고 밖으로만 도는 것을 유권자들이 언제까지 인내할지 잘 판단해서 적기에 원내로 복귀하는 계기를 모색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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