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 근절·경제 살리기 등 대선 공약 이행 차질…회의적 시각 번져
(서울=연합뉴스) 김서영 기자 = 멕시코에서 지난해 12월 취임한 좌파 성향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첫 번째 반정부시위가 열렸다.
로이터통신은 5일(현지시간) 멕시코의 수도 멕시코시티 시내의 주요 거리에서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AMLO·암로) 대통령을 규탄하는 대규모 반정부시위가 열렸다고 보도했다.
이날 흰옷을 입고 시위에 참여한 시민 6천여명은 '암로 퇴진' 또는 '멕시코는 당신의 것이 아니다'라고 쓰인 팻말을 들고, '암로 아웃'(AMLO OUT)이라는 구호를 외쳤다.
일부는 '암로 퇴진'이라고 적힌 종이테이프를 입에 붙인 채 침묵 행진을 이어갔다.
시위대는 암로가 그의 보수파 정적과 언론을 '피피'(fifi·엘리트주의자)라고 조롱하는 것에 대해 "국가적 분열을 낳고 있다"며 반감을 표하기도 했다.
암로는 지난해 대선에서 멕시코에 만연한 부패와 폭력을 없애고, 불평등과 빈곤을 해결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어 지난 90년간 장기집권해온 제도혁명당(PRI) 등 보수 우파를 누르고 압승했다.
당시 설문조사에 따르면 암로의 지지도는 약 80%에 육박했다.
그러나 암로가 부패를 뿌리 뽑겠다며 이미 공사가 시작된 멕시코시티 신공항 건설 사업 철회를 주장하는 등 다소 의문스러운 행보를 보이자 여론이 점차 악화하기 시작했다.
그의 공약과는 달리 마약 카르텔 조직 내 폭력은 잦아들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으며, 자금난을 겪는 국영 석유 기업 페멕스(PEMEX) 회생 계획도 차질을 빚으면서 회의적인 시각이 확산했다.
게다가 각종 평가기관이 멕시코의 올해 경제성장률을 하향 조정하고, 국내 통계청이 1분기 경제 침체를 나타내는 잠정 지표를 발표하면서 부정적 민심이 늘어난 것이다.
앞서 암로는 대통령 6년 임기 중반인 3년 차에 국민투표를 열어 재신임 의견을 묻겠다고 밝혔다.
sy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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