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협상 막판 진통…트럼프 위협에 中 '협력' 강조로 대응(종합)

입력 2019-05-06 17:58  

미중 무역협상 막판 진통…트럼프 위협에 中 '협력' 강조로 대응(종합)
트럼프 추가 관세 인상 위협에 中, 무역협상 취소 검토설까지 나와
中정부 맞대응 피하며 대표단 방미협상 준비 및 호혜공영 합의 강조
관세 보복전 재연 우려 속 미·중 막판 신경전 후 딜 시도 가능성


(베이징=연합뉴스) 심재훈 특파원 = 합의가 임박한 것으로 보였던 미·중 무역협상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갑작스러운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 인상 위협으로 막판 진통을 겪고 있다.
이는 협상 막바지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을 압박해 더 많은 것을 얻어내려는 포석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미국과 무역협상 취소설까지 나도는 가운데 중국은 일단 정면 대응을 자제하고 공식적으로 미·중 간 협력과 호혜 공영의 합의를 강조하는 등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어 미·중 간 막판 샅바 싸움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6일 베이징 소식통과 미국 언론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중국산 수입품에 관세를 추가로 부과하겠다는 입장을 밝히자 중국은 이에 반발해 미국과의 무역협상 취소를 내부적으로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에 관세 인상 가능성을 언급한 글을 올리자 중국 당국자들이 놀랐으며 중국은 이번 주로 예정된 무역협상 취소를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도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이 이번 주 예정됐던 류허(劉鶴) 부총리의 방미에 대해 재고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류 부총리가 이끄는 중국 대표단은 고위급 협상을 위해 6일(중국시간) 베이징에서 미국 워싱턴DC로 출발할 예정이었다.

소식통은 류 총리가 출발을 9일로 미루고 도착 다음 날 바로 워싱턴DC를 떠나거나, 혹은 방문 일정을 완전히 취소하는 것 등도 가능할 것으로 봤다.
이런 보도들에 대해 중국 정부는 대표단이 미국에서 무역협상을 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히며 대화의 창을 열어두면서도 구체적인 일정에 대해서는 답변을 꺼리는 등 미묘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특히, 중국 정부는 미국을 자극하기보다는 무역협상 막바지에서 판을 깨지 않기 위해 미·중 간 협력을 강조하면서 미국을 자제시키려는 분위기가 강해 보인다.
겅솽(耿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6일 정례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 인상 요구가 이전에도 여러 차례 있었다는 점을 강조하며 "미국 측이 중국 측과 함께 노력해 상호 존중의 기초 아래 호혜 공영의 합의를 달성하길 희망한다"는 입장을 내놨다.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 글에서 "중국과 무역협상이 계속되고 있지만, 그들이 재협상을 시도함에 따라 너무 느리게 진행되고 있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그러면서 "10개월 동안 중국은 미국에 500억 달러 첨단제품에 대한 25% 관세, 2천억 달러에는 10% 관세를 지불해오고 있다"며 "금요일(오는 10일)에는 10% 관세가 25%로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더 나아가 3천250억 달러의 중국 제품에 대해 추가 관세를 매길 가능성을 열어두며 사실상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이끄는 중국 지도부에 강한 압박을 가했다.

이런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이르면 이번 주 내 합의가 가능할 것으로 보였던 미·중 무역협상을 다시 소용돌이 속에 빠트렸다.
불과 1주일 전만 해도 류허 부총리의 중국 대표단이 이번 주 워싱턴을 방문해 미·중 무역협상을 마무리 지을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이 지배적이었기 때문이다.
당장 중국 증권시장의 주가와 위안화 가치, 국제유가가 6일 일제히 하락세를 보이는 등 시장이 예민한 반응을 보였다.
상하이 종합지수는 5.58% 급락했고, 선전 성분지수도 7.56%나 주가가 내렸다. 두 지수 모두 2016년 초 이후 최대 하락률이었다.
중국 달러화 대비 위안화 가치 역시 장중 최근 3년 새 가장 낙폭이 큰 1.3%나 하락하기도 했다.
중국은 그동안 미국과 협상을 통해 시장 개방 확대와 미국산 제품 추가 구매 등을 약속하며 합의를 조심스레 낙관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를 바탕으로 이달 말 또는 내달 초 미·중 정상회담을 통한 최종 합의문 서명을 준비해왔다.
베이징 소식통은 "순조롭던 미·중 무역협상의 판을 흔드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인상 발언에 중국 당국이 적지 않게 당황한 것 같다"면서 "하지만 이 또한 막판 협상에서 딜을 하려는 것으로 보여 중국 또한 쉽사리 물러설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실제 미국이 이번 주 중국산 제품에 대한 추가 인상을 단행할 경우 중국 또한 똑같은 규모의 보복 관세로 다시 한번 맞대결을 벌이며 기 싸움을 할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중국은 올해가 신중국 창립 70주년으로 시진핑 주석의 성과를 대대적으로 선전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이에 따라 중국은 지난해부터 미·중 무역 전쟁으로 경기 둔화가 가속하고 있어 미국에 추가로 양보하며 조속한 합의 도출에 주력할 가능성도 있다.
앞서 시진핑 주석은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정상포럼에서 미국을 의식한 듯 지식재산권 보호를 강화하고 수입을 확대하겠다는 등 일련의 대외 개방 조치를 쏟아내 눈길을 끈 바 있다.
다른 소식통은 "중국은 현재 경기 둔화로 지도부 또한 경기 부양에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면서 "미·중 무역협상이 마무리되지 않으면 중국 경제가 반전하기 어렵기 때문에 결국은 중국이 미국에 끌려다닐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president21@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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