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부터 백남준과 교감한 임영균 사진전, 2GIL29갤러리 개막
(서울=연합뉴스) 정아란 기자 = '미디어아트 창시자' 백남준(1932∼2006)을 추억하는 사진전이 9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이길이구(2GIL29) 갤러리에서 개막한다.
'백남준, 지금 여기'는 1세대 사진가 임영균이 20여년간 백남준과 교감하면서 촬영한 작업을 소개하는 자리다.
1955년 대구에서 태어난 임영균은 중앙대 사진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뉴욕의 국제사진센터(ICP)에서 수학했다.
유학생이던 임영균은 1982년 뉴욕 휘트니 미술관에서 열린 회고전 당시 백남준과 첼리스트 샬럿 무어먼과의 퍼포먼스 등을 촬영했다.
임영균은 이듬해 "거리에서 주운, 고장 난 텔레비전이 한쪽에 수북이 쌓인" 뉴욕의 백남준 작업실을 방문하면서 그의 작업과 일상을 본격적으로 카메라에 담기 시작했다. 임영균이 당시 촬영한 '브라운관을 뒤집어쓴 백남준'은 1984년 뉴욕타임스(NYT) 신년 특집 섹션 표지를 장식할 정도로 호응을 얻었다.
백남준은 임영균을 두고 "예술사진이란, 사진이란 허상에서 벗어나 사위(寫僞)에 접근하려는 정신의 의도(意圖)다. 그는 이러한 시도에 있어서 한국의 기수 중 하나다"라고 평가한 바 있다.
전시 출품작은 그러한 임영균의 작가적 시선으로 바라본 백남준 연대기다.
사진 외에도 백남준이 드로잉한 편지와 메모, 작품설계도 등이 전시된다.
갤러리는 6일 "임영균은 백남준이 이야기한 대로 피사체 외향을 감각적으로 담아내는 것보다 그 허상적 이미지를 벗어나려고 노력해왔다"라면서 "제한된 프레임 속에 박제하는 것이 아니라 그 너머의 영속성을 읽으려는 노력"이라고 설명했다.
전시는 25일까지.
ai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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