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코니 인사에 수천명 운집…외교사절 접견으로 공식행사 종료
(하노이=연합뉴스) 민영규 특파원 = 마하 와찌랄롱꼰(라마 10세) 태국 국왕(66)이 6일 오후 방콕 시내 왕궁 발코니에서 국민에게 인사하고 외교사절단의 알현을 받는 것으로 사흘간의 화려한 대관식 여정을 끝냈다.
마하 와찌랄롱꼰 국왕은 지난 1일 결혼한 수티다 왕비와 함께 왕궁 발코니에 나와 아침 일찍부터 몰려든 수천 명의 시민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
국왕은 현지시간으로 오후 5시께 발코니에 등장했지만, 무더위에도 지근거리에서 국왕을 알현하려는 인파로 오후 2시 30분께 이미 왕궁 주변에 발 디딜 틈이 없었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국왕을 상징하는 노란색 상의를 입은 시민은 "국왕 만세"를 연호하며 국왕의 휘장이 그려진 노란색 깃발을 흔들어 경의를 표했다. 이 같은 모습은 현지 TV로 생중계됐다.
국왕은 이어 태국 주재 각국 외교사절단의 알현을 받았다.
마하 와찌랄롱꼰 국왕의 대관식은 지난 4일 불교 및 힌두교의 전통에 따라 시작됐다.
1950년 선친인 푸미폰 아둔야뎃 전 국왕의 대관식 이후 69년 만이다. 사흘간의 일정으로 거행된 이번 대관식을 위해 태국 정부는 약 10억 바트(365억원)를 책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200년 전 제작된 다이아몬드 원석이 박힌 높이 26인치(66㎝) 무게 7.3㎏의 황금 왕관이 등장했고, 시민 20만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7㎞에 달하는 가마 행진이 이뤄졌다.
올해 40세인 수티다 왕비는 타이항공 승무원 출신으로 왕실 근위대장을 맡아 국왕을 가까이서 보좌하다가 대관식을 목전에 두고 왕비로 임명됐다.
태국인들에게 국왕은 힌두신 비슈누의 환생으로 여겨진다.
태국은 1932년 절대왕정을 종식하고 입헌군주제로 전환했지만, 태국 국왕과 왕실의 권위는 다른 나라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높다. 왕실모독죄로 최고 15년의 징역형에 처할 수 있을 정도다.
마하 와찌랄롱꼰 국왕은 선친 서거 후 한 달여 만인 2016년 12월 왕위를 물려받았지만, 장례식 등을 이유로 대관식을 미뤄왔다.
국왕은 공식 즉위 직후 첫 '어명'을 통해 "모든 국민의 혜택과 영원한 행복을 위해 정의로움 속에서 다스릴 것"이라고 말했다.
마하 와찌랄롱꼰 국왕은 '세계 최고 부자' 국왕으로 평가된다.
태국 왕실 재산이 구체적으로 공개된 적은 없지만, 미국 경제 기술 관련 매체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지난해 5월 태국 왕실의 자산을 300억 달러(33조4천800억원)로 추산했다.
youngky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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