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연합뉴스) 민영규 특파원 = 필리핀에서 중국인만 상대하는 중국계 식당 등이 늘어나자 현지인들이 발끈하고 나섰다.
7일 일간 인콰이어러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필리핀 수도권에 있는 문틴루파시의 한 중국계 식당이 최근 근처에 있는 온라인 게임회사에서 일하는 중국인 근로자에게만 음식을 팔고, 필리핀 현지인의 출입을 막았다.
이 같은 소식이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확산하면서 비난 여론이 들끓었다.
같은 수도권인 마카티시와 파사이시 등지에서 중국인이 운영하는 다수 편의점도 필리핀 손님을 반기지 않는다는 보도가 있었다.
앞서 지난 4월에는 우리나라 관광객도 많이 찾는 유명 휴양지 보라카이 섬에 중국 식당이 급증하고 있다는 민원이 제기됐다.
이 식당들은 중국어로 된 간판과 메뉴판을 사용하고 중국인 근로자만 고용, 현지를 찾는 중국인 단체 관광객만을 상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판필로 락손 상원의원은 지난 5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우리가 우리나라에서 2등 국민 취급을 받고 있다"면서 "그런 식당은 즉시 문을 닫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락손 의원은 "우리가 중국에서 필리핀 국민에게만 물건을 판다면 바로 다음 날 추방될 것"이라면서 정부의 강력한 조처를 촉구했다.
아킬리누 피멘텔 상원의원도 "손님을 중국인으로 한정하는 것은 일종의 차별"이라고 비판했고, 조엘 빌라누에바 상원의원은 산업통상부(DTI)에 관련 사업장을 조사하라고 요구했다.
이처럼 비판여론이 확산하자 살바도르 파넬로 대통령궁 대변인은 "필리핀 국민을 차별해서는 안 된다"면서 관련 부처와 지방정부에 진상조사를 한 뒤 중국인만을 상대하는 사업장을 폐쇄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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