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시즌 4회 장면에 스타벅스 종이컵 노출
(서울=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 가상의 중세 시대를 배경으로 한 미국 판타지 드라마 '왕좌의 게임'(Game of Thrones)에 지극히 현대적이고 현실적인 소품이 등장해 온라인을 달궜다.
바로 커피 체인 스타벅스의 종이컵이다.
이 '깜짝 카메오'가 등장한 것은 지난 5일 밤(현지시간) 미국 HBO에서 방송된 왕좌의 게임 마지막 8시즌 4회였다.
드라마의 주무대인 가상의 웨스테로스 대륙의 윈터펠에서 열린 연회 장면에서 주인공 대너리스 타르가르옌 앞 탁자 위에 플라스틱 뚜껑까지 덮인 스타벅스 종이컵이 놓여 있었다.
제작진은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이 시대착오적인 소품은 매의 눈 시청자들에게 곧바로 포착됐고, 팬들은 다양한 합성 이미지를 양산하며 열광적으로 반응했다.
한 트위터 이용자는 "왕좌의 게임에 등장한 새로운 깜짝 카메오는 스타벅스 컵"이라고 썼고 또다른 이용자는 "제작자들이 2년에 걸쳐 에피소드 6편을 촬영하고 스타벅스 컵을 장면 안에 그대로 뒀다"고 비꼬았다.
왕좌의 게임 배경에 스타벅스 매장을 합성한 이미지도 여럿 등장했다.
극중 대너리스와 대립하는 인물인 산사가 촬영장에서 커피 컵을 들고 있는 사진을 올리고 "대너리스를 무너뜨리기 위한 교묘한 계획의 일환으로 산사가 컵을 심어둔 건 아닐까?"라고 쓴 팬도 있었다.
제작사 HBO는 실수를 시인했다.
HBO의 버니 컬필드 PD는 WNYC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믿을 수 없다. 미안하다"고 팬들에게 사과하며 "웨스테로스가 사실 스타벅스 1호 매장이 있던 곳"이라고 농담을 덧붙였다.
HBO도 "이번 회에 등장한 라테는 실수였다"며 "대너리스는 허브 티를 주문했다"고 농담을 섞어 반응했다.
스타벅스로서는 미국에서만 3천만 명 이상이 보는 화제의 드라마에 본의 아니게 등장해 쏠쏠한 광고 효과를 누리게 됐다.
스타벅스는 공식 트위터에서 "솔직히 우린 대너리스가 드래건 드링크를 주문하지 않아 놀랐다"고 썼다. 용이 등장하는 왕좌의 게임에 컵이 등장한 것을 용과(dragon fruit)로 만든 여름 신메뉴 홍보의 기회로 활용한 것이다.
과거를 배경으로 한 영화나 드라마에서 현대적인 소품이 등장한 일은 이전에도 있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역시 판타지물인 '반지의 제왕'과 13세기 스코틀랜드를 배경으로 한 영화 '브레이브 하트'에는 자동차가 포착돼 논란이 됐다.
20세기 초반을 배경으로 한 영국 드라마 '다운턴 애비'는 플라스틱 물병이 등장한 사진 탓에 '물병 게이트'로 불리며 패러디 소재가 되기도 했다.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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