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여편 원고 엮어 '칡꽃 향기 그리운 날' 출간
(부산=연합뉴스) 차근호 기자 = '경찰'과 '시인' 언뜻 생각하면 어울리지 않는 두 단어로 수식되는 사람이 있다.
부산 기장경찰서 지능범죄수사팀장이자 올해 10년 차 등단 시인인 김회성(55) 경감이 주인공이다.
경남 하동 출신인 김 경감은 2009년 월간 문학세계 시 부문에서 신인상을 받으며 문단에 등단한 중견 시작가다.
1989년 경찰 제복을 입은 뒤 올해로 30년째 수사부서에서만 근무해 온 베테랑 수사관이기도 하다.
김 경감은 "어릴 때부터 문학에 대한 관심이 많았고 꿈을 늘 간직해왔다"면서 "경찰 생활을 하면서도 문학 서적을 읽고 끈을 놓지 않으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그는 등단 후 한국문인협회, 부산시인협회 등 문학단체에서 동료 문인들과 꾸준히 작품 활동을 해 오면서 동인지를 발간해 왔다.
그리고 올해 등단 10주년을 맞아 첫 시집을 펴냈다.
그동안 적은 100여편을 엄선해 '칡꽃 향기 그리운 날'이라는 제목으로 엮어냈다.
시집에는 김 경감이 교도소에 수사 접견을 가며 느낀 수용자들의 단절된 모습을 그린 시와 사모곡, 일상에서 느끼는 소회 등이 다양하게 담겼다.
김 경감은 "오랜 세월 수사부서에서만 근무해 왔지만, 시집에 수록된 작품은 대부분 감성적 서정시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는 점에서 특별함이 있다고 봐주시는 분들도 있으시다"고 말했다.
그의 시집에 서평을 쓴 서울 양천문인협회 부회장 이남섭 시인은 김 경감의 시에 대해 "너무 가늘고 여려 시를 펼쳐놓고 읽을 때 혹시 바람이라도 불면 문장이 툭 무너질까 조심스럽다"면서 "플라타너스 사잇길을 걷듯 그저 시인이 내려놓은 한 행, 한 행을 따라 걷다 보면 마지막 행에 닿게 된다"고 평가했다.
김 경감은 "앞으로도 시를 짓는 활동을 계속해 나갈 계획"이라면서 "복잡한 오늘을 살아가는 독자들에게 여유와 휴식을 느낄 수 있는 편안한 글을 쓰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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