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기 신도시' 고양·부천시 "환영"…주민들 반응은 엇갈려

입력 2019-05-07 15:55   수정 2019-05-07 16:01

'3기 신도시' 고양·부천시 "환영"…주민들 반응은 엇갈려
고양시 "사업 추진에 전력"…부천시 "창조산업 허브 기대"
"자족 기능·교통 인프라 갖춰야"…기존 신도시 주민들 '우려'도


(고양·부천=연합뉴스) 우영식 권숙희 윤태현 홍현기 기자 = 정부가 수도권 3기 신도시 추가 입지로 경기 고양 창릉지구와 부천 대장지구를 7일 발표하자 이들 지방자치단체는 일제히 환영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주민들의 반응은 온도차를 보였다. 특히 인근의 기존 신도시 주민들을 중심으로 교통난 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적지 않았다.

3기 수도권 신도시에 고양시 창릉동·용두동·화전동 일원 813만㎡(3만8천327가구)가 포함되자 고양시는 환영 입장을 밝혔다.
이재준 고양시장은 이날 오후 2시 시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번 신도시 사업 추진이 시민들에게 최고의 선물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신도시 입지 선정과 함께 발표된 '고양선' 등 교통 대책 추진과 자족 기능 확충에 대해 기대감을 나타냈다.
고양 창릉·부천 대장에 3기 신도시…사당역 등에도 1만 가구 공급 / 연합뉴스 (Yonhapnews)
정부는 고양 창릉지구 조성과 함께 새절역(6호선·서부선)부터 고양시청까지 14.5㎞ 길이의 '고양선(가칭)' 지하철을 신설하고, 화전역(경의중앙선)과 고양시청역 등 7개 지하철 신설역은 BRT(간선급행버스체계)로 연결하기로 했다.
이 시장은 "'신도시TF팀'을 민간 전문가와 함께 구성해 국토부·경기도·LH와 광역교통체계·자족기능 확충·친환경도시 등의 분야에 걸쳐 최고의 결과가 도출되도록 고양시민의 입장에서 적극적으로 협의하고 사업 추진에 전력을 다하겠다"며 "가장 우려되는 베드타운 문제 해소를 위해 가용 면적의 40%를 자족용지로 조성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국토부 발표에는 포함이 안 됐지만, 고양시 테크노벨리에 10만㎡ 규모의 공업지역을 배치할 계획으로, 이것도 상당히 큰 성과라고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장덕천 부천시장도 "이번 신도시 지정을 계기로 부천이 영상문화산업단지와 함께 첨단산업 중심의 창조산업 허브 도시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환영 입장을 밝혔다.
2만 가구 4만7천명을 수용하는 부천 대장지구(대장동·오정동·원종동 일대, 343만㎡)에는 68만㎡의 자족 용지와 첨단 산업단지가 조성돼 패키징·금형·로봇·조명·만화 등 부천시 5대 특화산업과 지식기반산업 관련 기업들이 입주하게 된다.
정부는 이날 경기도 안산 장상(221만㎡), 용인 구성역(276만㎡), 안산 신길2(75만㎡), 수원 당수2지구(69만㎡)에도 공공택지를 조성해 4만6천 가구를 공급한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용인 구성역 지구의 경우 광역급행철도(GTX) A노선 용인역이 개통되면 서울 삼성역까지 15분대면 도착할 수 있다.
용인시는 이런 정부 계획으로 기존에 기흥구 보정·마북에 추진 중이던 미래형 첨단산업단지 '플랫폼시티' 개발사업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기대했다.
백군기 용인시장은 "플랫폼시티가 3기 신도시에 포함된 것은 이 지역이 그만큼 잠재력이 높기 때문"이라며 "지역 주민들과 적극 소통해 공공주도 도시개발의 모범사례를 만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해당 지자체의 이런 환영 입장과는 달리 지역 주민과 누리꾼들의 반응은 다소 엇갈렸다.
고양시민 이모(47)씨는 "1기 신도시 중에서 집값이 가장 안 오른 곳이 고양시 일산"이라며 "거기에 3기 신도시라니, 교통이 더 복잡해져 지역 주민들 불편만 커지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고 우려했다.
네이버 아이디 'zovl****'도 "고양시 삼송지구 주민으로서 주말, 공휴일만 되면 스타필드에 몰리는 인파에 차 끌고 다니기도 힘들고 정체라 잘 나가지도 못한다"며 "더 많은 인파가 몰리게 되면 현재 사는 주민들은 어떻게 해야 하냐"고 불만을 토로했다.
반면 네이버 아이디 'l2az****'는 "고양 창릉지구는 교통만 잘 해결하면 완전 입지 좋은 곳"이라며 "인구 절벽과 상관없이 수도권은 사람이 몰리기 때문에 추가로 주택 공급하는 게 맞다"고 반겼다.
부천 대장지구에서 약 8㎞ 떨어진 인천 서구 검단신도시에서는 "기존 2기 신도시의 교통·교육 인프라 확충 속도가 지연될 수 있다"며 우려 섞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앞서 3기 신도시 입지로 확정된 남양주 왕숙지구 주민들도 즉각 반발했다.
남양주 왕숙지구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로 구성된 '왕숙 기업 국민대책위' 홍의준 사무국장은 "정부의 3기 신도시는 교통, 환경 등 제대로 된 대책이 없다"며 "교수 등 전문가들과 살펴보니 환경 평가 측정지점을 급조해 엉터리로 조사했는데, 밀어붙이기식으로 3기 신도시를 추가 지정, 문제가 심각하다"고 주장했다.
suki@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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