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이란은 미국이 항공모함전단을 중동 지역에 파견하기로 한 데 대해 심리전에 불과하다고 일축했다.
케이반 호스라비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 대변인은 6일(현지시간) "볼턴(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언급은 심리전을 위해 낡은 판을 어설프게 벌이는 것일 뿐이다"라며 "이란군은 이미 그 항공모함이 3주 전 지중해에 진입하는 것까지 주시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볼턴은 군사와 안보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고 그의 말 대부분은 자신에게 관심이 쏠리도록 하기 위해서다"라고 비판했다.
존 볼턴 보좌관은 5일 낸 성명에서 "많은 문젯거리와 확대되는 징후 및 경고에 대응해 USS 에이브러햄 링컨 항모전단과 폭격기들을 (중동을 담당하는) 미 중부사령부 지역에 배치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USS 에이브러햄 링컨호가 중동의 어느 곳에 정박할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미 5함대가 있는 바레인 부근 걸프 해역이나 사우디아라비아 앞 홍해일 가능성이 크다.
미국은 중동 내 대테러 작전과 이란 견제를 목적으로 걸프 해역에 항모전단을 교대로 배치한다. AP통신은 이번 항모 전단 배치가 예정보다 2주 정도 이른 시점이라고 보도했다.
미국이 이란의 원유 수출에 대한 제재를 복원하고 한 달 뒤인 지난해 12월에도 USS 존 C.스테니스 항모 전단이 걸프 해역에 배치됐다.
당시 이란은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겠다고 위협하는 가운데 미 항모 전단이 배치되자 걸프 해역에 '전운'이 감돈다는 해석이 나왔으나 다행히 양국의 군사적 충돌은 빚어지지 않았다.
패트릭 섀너핸 미 국방장관 대행은 6일 트위터 계정에 "이란 정권에 모든 도발을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 우리는 이란 정권에 미군이나 우리의 이익에 대한 어떠한 공격에도 책임을 물을 것"이라는 글을 올려 이란에 경고했다.
그러면서 "이란군의 위협 징후가 믿을 만해 이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자산을 신중히 재배치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란의 위협 징후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다.
미국 언론은 '위협 징후'와 관련, 중동에 주둔한 미군을 겨냥한 친이란 무장조직의 공격 가능성을 거론하면서 긴장을 고조했다.
미국의 군사적 압박에 이란군은 아직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알라에딘 보루제르디 이란 의회 국가안보·외교정책 위원장은 6일 언론과 인터뷰에서 "이란과 전쟁은 불장난과 같아서 이란뿐 아니라 모두가 불에 타버리는 결과를 낳는다"라며 "미국도 우리의 군사력을 잘 알기 때문에 이란과 미국의 전쟁 가능성은 전혀 없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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