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자의 성녀' 테레사 수녀 고향인 북마케도니아 방문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프란치스코 교황이 서발칸 국가들의 유럽연합(EU) 통합을 촉구했다.
이틀에 걸친 불가리아에서의 여정을 마치고 7일 오전(현지시간) 북마케도니아에 도착한 교황은 수도 스코페에서 조르게 이바노프 대통령, 조란 자에브 총리 등 북마케도니아 정부 당국자들과 만나 환담했다.
교황은 이 자리에서 "다문화·다인종·다종교라는 북마케도니아의 특별한 성격은 유럽 국가들과의 좀 더 긴밀한 통합의 길에 중요한 의미를 부여하면서, 다른 서발칸 국가들에 모범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교황은 이어 "북마케도니아의 유럽 통합이 서발칸 지역 전체가 다양성과 기본권을 존중하면서, (EU로의)통합을 이루는 데 기여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북마케도니아를 비롯해 세르비아, 몬테네그로,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알바니아, 코소보 등 서발칸 6개국은 현재 EU 가입을 목표로 EU와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북마케도니아는 그동안 EU 가입의 걸림돌로 작용하던 '마케도니아'라는 국호를 지난 2월 버린 데 이어, 지난 5일 실시된 대선 결선투표에서 EU 가입을 적극 지지하는 친(親)서방 진영의 후보가 민족주의 성향의 후보를 누르고 당선되면서 EU 가입에 대한 기대감이 한층 높아진 상황이다.
나라 이름을 둘러싸고 그리스와 약 30년에 걸쳐 갈등을 빚어온 북마케도니아는 마케도니아라는 이름을 북마케도니아로 지난 2월 공식 변경하며 EU와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가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1991년 옛 유고 연방에서 독립한 북마케도니아는 그동안 그리스의 완강한 반대로 EU 가입이 번번이 좌절된 바 있다.
그리스는 마케도니아라는 명칭이 알렉산더 대왕의 고대 마케도니아 왕국 중심지였던 그리스 북부 마케도니아의 영유권을 주장하는 것이라며 이웃 나라를 인정하지 않아 왔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또한 이날 북마케도니아에서 '빈자의 성녀' 테레사 성인에 대한 경의도 표현했다.
오스만 제국 치하에 있던 1910년 알바니아계 부모 슬하에서 스코페에서 태어난 테레사 수녀는 인도의 빈민가에서 가난한 사람들을 돌보다가 1997년 선종했고, 교황은 그를 2016년 9월 가톨릭 성인 반열에 손수 올렸다.
교황은 "테레사 성인은 사람들을 통합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지적하며, 북마케도니아 지도자들에게 "테레사 성인을 본받아 여러분의 나라를 문화와 종교, 사람들 사이의 평화와 수용, 통합의 '불빛'으로 만들기 위한 길을 자신감을 가지고 나아가라"고 당부했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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