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운 끝, 시즌 첫 승' 박종훈 "타자 형들, 미안해하지 마세요"(종합)

입력 2019-05-07 22:15  

'불운 끝, 시즌 첫 승' 박종훈 "타자 형들, 미안해하지 마세요"(종합)
"나는 정말 괜찮았는데 타자 형들이 더 신경 써…많은 이닝에 더 주력"




(인천=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7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박종훈(28)을 마주친 SK 와이번스 타자들은 "오늘은 꼭 첫 승하게 해줄게"라고 약속했다.
2019시즌 불운했던 박종훈을 보며 SK 타자들이 더 미안해했다.
7일 인천 한화전이 끝난 뒤에는 SK 타자들이 다시 박종훈 곁으로 와서 "약속 지켰다"고 말하며 뿌듯해했다.
박종훈은 "나는 정말 괜찮았는데 타자 형들이 더 신경 쓰셨다. 내가 오히려 죄송했다"고 털어놨다.
SK 타자들도, 박종훈도 마음의 짐을 덜었다.
시즌 초 지독한 불운에 시달렸던 SK 와이번스 잠수함 투수 박종훈은 한화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을 6안타 2실점으로 막고 시즌 첫 승리(2패)를 챙겼다.
박종훈이 등판할 때마다 고전했던 SK 타자들은 모처럼 시원한 타격을 했다. SK는 11-2로 승리했다.
경기 전까지 박종훈은 평균자책점 2.72로 이 부문 8위를 달렸다. 앞선 7경기 중 6경기에서 5이닝을 채우고, 무실점 역투한 경기도 두 차례 있었지만 모두 승리를 챙기지 못했다.
이날도 출발은 불안했다.
박종훈은 1회 초 1사 후 오선진에게 3루수 옆을 뚫는 2루타를 맞고, 2사 2루에서는 재러드 호잉에게 빗맞은 우전 적시타를 허용했다.
그러나 타선이 '불운한 기운'을 걷어냈다.
최정이 1회 말 동점 솔로포를 치고, 3회에는 최정의 투런포 등으로 4점을 뽑았다.
타선이 도움을 주자, 박종훈은 쾌투 행진을 이어갔다. KBO리그에서 가장 낮은 자세로 던지는 변화무쌍한 공으로 한화 타선을 잠재웠다.
박종훈은 2회 초 1사 1루에서 김회성에게 시속 130㎞짜리 낮게 깔리는 직구를 던져 2루수 앞 병살타로 요리했다. 3회와 4회에는 삼진 2개씩을 곁들이며 삼자 범퇴로 막았다.
박종훈은 5-1로 앞선 5회 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최진행에게 좌월 솔로포를 허용했다. 하지만 김회성을 유격수 파울 플라이, 노시환을 삼진 처리하며 한화의 추격 의지를 꺾어놨다.
SK는 5회 말 4점, 6회 2점을 뽑아 격차를 벌렸다.
어깨가 가벼워진 박종훈은 6, 7회도 실점 없이 끝냈다.



박종훈은 "바로 전 등판(1일 키움 히어로즈전 7이닝 4피안타 무실점)에서 7이닝을 던졌다. 오늘도 그 정도 이닝을 던지고 싶었다"며 "물론 첫 승리를 한 것도 기쁘지만, 긴 이닝을 소화한 날에 첫 승을 신고해 더 기쁘다"고 말했다.
지난해 박종훈은 개인 최다인 14승(8패)을 거뒀다. 당연히 2019시즌을 시작하며 '15승'이 화두에 올랐다.
박종훈은 "사실 오늘 경기 뒤에도 관중석 단상에 올라가서 '지난해에 홈에서 2승, 원정에서 12승을 했다. 올해는 홈에서 3승을 해서 15승을 채우겠다'고 말씀드렸는데…. 지킬 수 있을지 걱정이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이미 '15승 투수'만큼이나 더그아웃과 SK 팬들의 신뢰를 얻었다. 박종훈이 등판하는 날에는 "종훈이에게 승리를 꼭 챙겨주자"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육중한 무게감도 생겼다.
박종훈은 "더는 타자들이 내게 미안해하지 않았으면 한다. 우리 팀이 지금처럼 좋은 분위기로 시즌을 치렀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jiks7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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