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BI 국장, 트럼프캠프 수사에 "스파이 활동이란 말 쓰지 않겠다"

입력 2019-05-08 05:12  

FBI 국장, 트럼프캠프 수사에 "스파이 활동이란 말 쓰지 않겠다"
청문회 답변서 스파이 활동 규정한 법무장관 발언에 '선 긋기'



(워싱턴=연합뉴스) 송수경 특파원 = 미국 연방수사국(FBI) 국장이 7일(현지시간) 지난 대선 당시 트럼프 캠프와 러시아 간 내통 의혹에 대한 FBI의 수사와 관련, 이를 '스파이 활동'으로 규정한 윌리엄 바 법무장관과 온도차를 드러냈다.
레이 국장은 이날 FBI 예산과 관련된 상원 세출위원회 소위 청문회에 출석, '스파이 활동'이라는 표현에 대해 "나 같으면 그 용어를 쓰진 않겠다"고 말했다고 미언론들이 보도했다.
앞서 바 장관은 지난달 10일 상원 세출위 소위 청문회에서 FBI의 트럼프 캠프 인사 수사와 관련, "스파이 활동이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언급, 워싱턴 정가를 발칵 뒤집어놓은 바 있다.
그의 발언은 러시아 정부 관리들과 관계를 맺고 있던 트럼프 캠프 인사에 대해 FBI가 감청 영장을 발부받아 벌인 정보 활동을 부당한 '정치 사찰'에 견준 것으로, '러시아 스캔들' 수사를 마녀사냥이라고 주장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힘을 실어준 것이다.
바 장관은 지난 1일 상원 법사위 청문회에서 "'스파이'란 말은 경멸적 의미가 담기지 않은 좋은 영어 단어"라면서 논란을 빚은 자신의 발언을 취소하지 않았다.
레이 국장은 이날 청문회에서 "많은 사람은 일상생활에서 서로 다른 표현을 사용한다"며 "나는 FBI가 당시 조사 활동에 관여했으며, 조사 활동의 일부에는 다른 형태와 규모의 감시 활동이 포함돼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나에게 있어 핵심은 (FBI 조사가) 사법 당국에 부합되는 규정에 따라 이뤄진 일이었는지 여부를 분명히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FBI의 조사 과정에서 불법적인 감시 활동이 이뤄졌다는 증거가 있느냐는 질문에 "개인적으로는 그런 종류의 증거를 확보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레이 국장은 트럼프 캠프에 대한 FBI의 당시 조사가 어떻게 시작됐는지에 대한 법무부 감찰관의 조사결과가 한두 달 내에 나올 것으로 보이는 만큼, 이를 기다려달라고 의원들에게 주문했다.
CNN방송은 레이 국장이 바 장관의 '스파이 행위' 발언에 거리를 뒀다고 풀이했다.
다만 레이 국장은 자신과 바 장관이 이 사안에 대해 비교적 긴밀하게 접촉을 취해왔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한 "러시아 스캔들 수사가 어떻게 시작됐는지 파악하기 위해 법무부 장관과 협력하고 있다"며 "그것은 그의 업무이자 나의 일이기도 하다"고 밝혔다.
hankso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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