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이주 한 달째' 일가족 4명 일산화탄소 중독 병원치료(종합)

입력 2019-05-08 14:05  

'제주 이주 한 달째' 일가족 4명 일산화탄소 중독 병원치료(종합)


(제주=연합뉴스) 고성식 백나용 기자 = 제주로 이주한 지 한 달째를 맞은 일가족이 온돌용 아궁이에 불을 때다가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추정되는 사고를 당하면서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8일 제주도 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2시 3분께 제주시 한경면 저지리에 있는 한 단독주택에서 잠을 자던 이모(36·남)씨·조모(37·여)씨 부부 등 일가족 4명이 두통과 어지럼증을 호소하며 119구급대에 도움을 요청했다.
이씨 등 4명은 119구급대에 의해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고압산소 치료를 받고 입원했다. 이들 모두 생명에는 큰 지장이 없는 것으로 소방 당국은 전했다.
이들 가족은 지난 4월께 제주로 이주해 단독주택에서 거주하다 사고를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방 당국은 나무 땔감과 종이 등을 이용해 불을 지펴 놓은 온돌용 부엌 아궁이에서 발생한 일산화탄소가 밖으로 빠져나가지 못하고 이씨 등이 잠자던 방안으로 흘러들어 와 사고가 난 것으로 보고 있다.
일산화탄소는 무색, 무취, 무미로 사람이 인지할 수 없어 치명적이다. 일산화탄소 흡입으로 체내 산소공급이 부족해지면 뇌와 척추가 영향을 받아 두통과 현기증, 구토 증세를 보일 수 있고 많이 흡입하면 중추신경계가 마비돼 의식을 잃거나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제주소방본부 관계자는 "여전히 시골에서 아궁이에 나무를 때 방을 덥히는 경우가 있다"며 "특히 이주민이나 '한 달 살아보기'로 제주에 내려온 경우 아궁이 사용법이 미숙해 일산화탄소 중독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아궁이를 사용할 때 구들에서 연기가 새는지 등을 확인하고 창문을 자주 여는 등 늘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잠자는 동안에는 창문을 조금 열어 놓는 등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며 "아궁이와 유사한 나무 보일러를 사용할 때는 연통 연결이 허술하지 않은지, 가스 배출 환풍기가 작동하는지 등을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dragon.m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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