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소·부동산·노인정·시장 잇따라 방문…PK 표심 다지기
마산부림시장서 '황교안 오지마라' 시위…黃 "민주사회 시민이 할일 아니다"
(거제·통영·창원=연합뉴스) 이동환 기자 =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8일 이틀째 부산·경남(PK) 지역에서 '민생투쟁 대장정'을 이어갔다.
전날 경남 거제 하청면 신동마을회관에서 잠을 청한 황 대표는 이날 거제의 고(故) 김영삼 전 대통령 생가와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방문을 시작으로 통영, 창원, 양산을 훑었다.
이날 하루 경남 안에서만 180km가량을 이동했다.
정부 정책을 비판하는 동시에 지역 경제 현장의 목소리를 청취한 것으로, 내년 4월 총선의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PK의 지지기반을 공고히 하려는 사전 포석으로 해석된다.
한국당을 상징하는 빨간색 점퍼 차림에 운동화를 신은 황 대표는 김 전 대통령의 생가에서 '대도무문'(大道無門)이라는 휘호가 담긴 액자와 흉상을 한동안 바라보며 추모했다.
방명록에는 '평생 자유민주주의를 위해 헌신하신 대통령님의 큰 뜻 국민과 함께 지키겠습니다'라고 적었다.
황 대표는 다만 대통령 집무실을 구현한 전시실에서 기념사진을 찍으라는 주변의 권유에 "제가 찍으면 오해가 생긴다"며 동행한 의원들에게 양보했다.
황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김영삼 전 대통령은 23일간 단식을 통해 민주주의를 관철하기 위한 노력을 했고, 대통령이 된 후에는 금융실명제라는 정말 어려운 일을 단행했다"며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헌신했고, 오늘날 우리나라의 비리가 많이 개선되는 성과를 이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려울 때 나라를 세우신 분이고, 젊은이에게도 많은 꿈을 줬다"고 덧붙였다.
이 자리에서 황 대표를 알아본 한 중년남성이 "대권을 꿈꾸는 사람이니 부탁 하나 드리자. 못 살겠다. 나라가 나라가 아니다. 사생결단 죽기 살기 각오로 싸워달라"고 외치자 "잘 알겠습니다"라며 악수하기도 했다.
이어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로 이동한 황 대표는 조선소 정문 앞 천막농성 중인 '대우조선해양 동종사 매각반대 지역경제살리기 거제범시민대책위원회' 관계자들과 만났다.
대책위 관계자들은 "문재인 정부가 대우조선 매각에 대해 분명히 답을 해야 한다", "현대중공업에 매각이 되면 가장 먼저 구조조정이 이뤄질 것이라 다들 '멘붕' 상태"라며 애로를 호소했다.
이에 황 대표는 "한두 사람의 문제가 아니라 수 만명의 생계가 걸려 있는 문제인데 졸속 행정이 된 것 아니냐"며 "정부에 촉구할 것은 촉구하고, 입법적 노력을 해가면서 당 차원의 적극적 노력을 하겠다"고 답했다.
거제 지역 공인중개사들과 간담회까지 마친 황 대표는 통영 광도면 노산마을회관에서 열린 경로잔치로 이동해 어버이날을 맞아 어르신들에게 카네이션을 달아주고 오찬을 함께했다.
이후 황 대표는 창원의 마산부림시장으로 이동했다. 시장 내 마련됐다가 지금은 문을 닫은 '청년몰'을 찾기 위한 방문이었다.
황 대표는 이 자리에서 '적폐청산과 민주사회건설 경남운동본부' 소속 시위대와 맞닥뜨렸다.
15명가량의 시위대는 황 대표를 향해 "황교안은 오지 마라"고 외쳤고, 이에 한국당 지지자들은 "문재인 좌파독재 물러가라"고 맞서며 시장 일대에 소란이 빚어졌다.
일부 한국당 지지자들은 시위대에게 욕설과 고성을 외치며 피켓을 뺏기도 했다.
황 대표는 이 같은 시위에 "민생 행보를 하러 왔는데 소란을 야기한 것은 있어서는 안 될 일"이라며 "민주사회 시민이 할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며 불편함을 감추지 않았다.
다만 황 대표는 "결과적으로 시장에 불편을 드린 것이 있다면 송구스럽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청년 시장이 문을 닫은 곳이 많다고 해서 왔는데 2년 전에 문을 닫고 완전히 텅텅 비었다"며 "적극적으로 도움을 드려서 청년몰이 청년들의 또 다른 희망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황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전날 부산 자갈치시장에서 눈시울을 붉힌 것에 대해 "국민들이 힘들고 안타까워하는 모습을 보며 국정을 맡았던 사람 입장에서 참 마음이 아팠다"며 "민생을 잘 챙겨야겠다는 생각을 새롭게 하게 됐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경남 양산으로 이동해 지반침하지역을 방문하기도 했다.
dh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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