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인기사 생태계 요지경…조폭 동원해 경쟁업체 기사 폭행·협박

입력 2019-05-08 10:22   수정 2019-05-08 11:06

견인기사 생태계 요지경…조폭 동원해 경쟁업체 기사 폭행·협박
경찰, 물리력 동원해 일감 가로채기한 견인기사 일당 검거

(수원=연합뉴스) 권준우 기자 = 조직폭력배 혹은 건장한 20대 남성들을 동원해 사고 현장에 출동한 경쟁 견인기사들을 폭행·겁박한 뒤 일감을 가로채 온 견인기사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기 수원서부경찰서는 업무방해, 특수협박 등 혐의로 A(29) 씨와 그의 동생(25) 등 1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또 폭행 등에는 가담하지 않았지만, 차량을 불법 개조하고 난폭운전을 한 일당 11명을 자동차 관리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A 씨 등은 올해 2월부터 지난달까지 수원과 화성 일대의 교통사고 현장에서 먼저 출동한 다른 업체 견인기사들을 폭행해 견인 대상 차량을 가로채거나, 보험사 직원을 겁박해 보험 견인서비스를 부르지 못하게 하는 등 10여 차례에 걸쳐 물리력을 행사한 혐의를 받고 있다.
렌터카 업체를 운영하는 A 씨는 교통사고 피해자들이 자신의 업체에서 렌터카를 이용하도록 알선할 경우 수익금의 15%를 주겠다며 견인기사들을 포섭했다.
이렇게 포섭된 A 씨의 동생 등 견인기사들은 현장에 먼저 도착한 견인차가 사고 차량을 견인한다는 기사들의 암묵적 룰을 무시한 채 현장에 10여 명씩 집단으로 몰려가 폭력을 동원해 일감을 빼앗았다.
상대 견인기사들과 큰 실랑이가 벌어지면 주범격인 A 씨도 현장에 나가 폭행에 가담했고, 일당 중에서는 조직폭력배들도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의 무차별적으로 도로를 점령하자 견인업체 간 경쟁도 과열돼 기사들의 난폭운전도 한층 심해졌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실제로 지난달 5일 성남시 분당구의 한 도로에서는 일당 중 한 명인 B(23) 씨가 몰던 견인 차량이 과속운전 중 횡단보도를 건너던 30대 보행자를 덮쳐 숨지게 하는 사고가 나기도 했다.
경찰은 견인기사 일부가 폭력행위를 일삼는다는 첩보를 입수, CCTV 영상 등을 분석해 이들을 붙잡았다.
경찰 관계자는 "이들은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집단폭력을 행사하고 상대 견인기사뿐 아니라 보험사 직원들에게도 협박을 가해 운전자들을 위협했다"며 "이들의 영업 장부 등을 분석해 여죄를 밝히는 한편 차량 공업사 등과도 유착관계가 있는지도 조사하고 있다.
[경기 수원서부경찰서 제공]
stop@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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