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마일 이상 유지한 직구가 마운드 운용에 큰 역할"
"첫 안타 맞고도 평정심 유지, 야수들의 호수비에도 영향"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김인식(72) 전 국가대표 야구대표팀 감독은 '애제자' 류현진(34·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의 완봉승에 관해 "본인의 실력을 입증한 경기였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8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류현진은 아프지만 않다면 세계 최고 수준의 투구를 펼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했다"라면서 "다저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을 비롯해 구단 관계자들은 류현진을 실질적인 에이스로 여기게 됐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날 류현진은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의 홈 경기에 선발 등판해 9이닝 동안 4피안타 무사사구 무실점으로 메이저리그 데뷔 후 두 번째 완봉승을 기록했다.
다저스는 류현진의 호투 속에 9-0으로 승리했다.
김인식 감독은 류현진의 전반적인 투구 내용에 관해 "직구가 좋았다"라며 "직구 구속이 엄청나게 빠르지는 않았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90마일(시속 145㎞) 이상을 유지한 게 경기를 풀어가는 데 있어 도움을 준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어 "체인지업과 컷패스트볼도 좋았다. 필요할 때 정확한 곳에 잘 던졌다"라고 덧붙였다.
김인식 감독은 류현진의 흔들리지 않는 멘털도 호투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날 류현진은 5회까지 퍼펙트를 기록하다 6회 초 타일러 플라워스에게 좌전 안타를 내줘 대기록이 깨졌다.
그러나 류현진은 흔들리지 않고 호투를 이어가 완봉승을 거뒀다.
김인식 감독은 "플라워스의 안타는 잘 맞은 타구가 아니었다"라며 "그런 안타를 맞으면 대다수 투수는 흔들리곤 하는데, 류현진은 아쉬움을 이겨내고 평정심을 잃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이어 "안타를 맞은 뒤에도 빠른 템포로 4구 없이 상대 타자들을 상대했고, 이런 모습에 야수들의 집중력은 더 좋아졌다"라며 "오늘 호수비가 많이 나온 것도 이런 점과 연관이 있다"라고 분석했다.
김 감독은 류현진의 몸 상태에 관해서도 자신의 의견을 밝혔다.
김인식 감독은 "최근 류현진과 전화통화를 했는데, 본인은 아픈 곳이 전혀 없다고 하더라"라며 "사실 몸 상태는 선수 본인도 알기 힘들다. (류)현진이가 괜찮다고 했지만, 나 역시 걱정을 많이 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렇지만 지난 경기와 오늘 경기에서 나온 객관적인 지표가 류현진의 몸 상태를 설명해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인식 감독은 KBO리그 한화 이글스 지도자 시절 류현진을 중용해 그를 리그 최고의 투수로 올려놓았다.
류현진은 기회가 될 때마다 김인식 감독을 가장 존경하는 지도자로 꼽았다.
cycl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