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연대 "문재인 정부 2년, 검찰개혁 지지부진"

참여연대 "문재인 정부 2년, 검찰개혁 지지부진"
"제도개선 성과 없어…수사권조정·공수처 설치 본궤도에 못 올라"



(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검·경 수사권 조정,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 법무부의 탈검찰화에서 보듯 현시점의 검찰 개혁은 지지부진하고 본 궤도에 제대로 오른 것이 없습니다."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 소장인 임지봉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8일 서울 참여연대 느티나무홀에서 열린 '문재인 정부 2년 검찰 보고서' 발간 기자 간담회에서 이같이 평가했다.
'백년하청 검찰 개혁, 날개 다는 검찰 권력'이라는 주제가 붙은 이번 보고서는 문재인 정부의 검찰 개혁 이행 현황을 짚고 2018년 5월부터 올해 4월까지 검찰이 다룬 주요 34건의 사건을 정리했다.
임 교수는 먼저 검·경 수사권 조정, 공수처 설치 등 검찰 개혁과 관련한 7개 과제의 제도 개선 여부, 실행 현황 등을 비교한 뒤 "어느 것 하나 착착 진행되는 게 없다"고 비판했다.
임 교수는 "어느 정도 (개혁) 노력은 있었지만, 제도 개선으로 제대로 이어지지 않았다"며 "검찰총장 추천의 중립성·독립성 강화, 검사의 외부 파견 축소 등은 아예 실행조차 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임 교수는 법무부의 탈검찰화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데서 그 이유를 찾았다.
그는 "검사가 장악한 주요 보직에 대해 복수 직제화 개정이 이뤄졌지만, 실제 이행 여부는 지지부진하다"면서 "법무부는 국민 입장에서 검찰 개혁을 이끌어가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하태훈 참여연대 공동대표는 특히 최근의 검·경 수사권 조정 논란과 관련해 '앞으로 어떻게 할지' 고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하 대표는 '수사권 조정이 민주주의에 위배되고 견제와 균형에 맞지 않는다'고 말한 문무일 검찰총장의 최근 발언에 대해 "같은 수사기관 간 문제인데 민주주의, 권력 분립 등을 거론하는 건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하 대표는 경찰이 검찰에 사건을 송치하지 않고 종결할 수 있는 권한인 1차 수사종결권 문제에는 "경찰이 가졌을 때 문제다, 이런 게 아니라 앞으로 어떻게 할지 논의해야 할 시점"이라고 제언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참여연대 측은 공수처 설치의 당위성을 설명하고 제대로 된 '기소권'을 가진 공수처 설치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오병두 홍익대 법과대학 교수는 "한국 검찰의 강력한 힘은 경찰과 검찰 간의 견제, 균형만으로는 통제가 충분하지 않은 게 현실"이라며 "제대로 된, 기소권을 가진 공수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오 교수는 "검찰의 권한을 강화하는 행보를 효과적으로 제어하지 못한다면 '검찰 공화국', 나아가 초법적인 '정치 검찰'까지 보게 될 것"이라며 검찰 개혁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날 공개된 보고서에는 양승태 대법원 사법농단 사건,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별장 성폭행 의혹과 검찰의 은폐 의혹 재수사, 박근혜 정부 기무사의 세월호 유가족 사찰 사건 등의 기록도 상세히 실렸다.
참여연대는 시민 후원금으로 보고서 2천600권을 인쇄할 계획이다. 전국 검사 2천여명에게 1권씩 발송되며 국회, 법무부, 전국 법학전문대학원 도서관 등에도 보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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