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선투표서 76표 득표, 친문 주류 김태년 27표 차로 따돌려…'혁신·쇄신' 메시지 주효 분석
'친문 일색' 당 지도부에 변화 바람 관측…원내대변인에 박찬대·정춘숙
국회 정상화 난제 풀어야…"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 바로 연락해 만나겠다"
(서울=연합뉴스) 김남권 이보배 김여솔 기자 = 더불어민주당 신임 원내대표에 당내 '86(80년대 학번·60년대생) 운동권' 그룹의 대표주자 격인 이인영(54·서울 구로갑) 의원이 선출됐다.
친문 주류가 아닌 범문으로 분류되는 이 의원은 8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표 경선 결선투표에서 76표를 득표해 친문 주류인 김태년 의원(49표)을 27표 차로 꺾고 여당 원내사령탑에 올랐다.
'혁신과 쇄신'을 경선의 핵심 메시지로 내세웠던 이 의원이 원내사령탑에 선출됨에 따라 '친문 위주'의 당 지도부 진용이 바뀌게 됐고, 당·청 관계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민주 새 원내대표에 '86그룹 대표' 이인영…"강력한 통합"/ 연합뉴스 (Yonhapnews)
128명의 민주당 의원 가운데 125명이 참여한 경선 1차 투표에서는 이 의원이 54표, 김 의원이 37표, 노웅래 의원이 34표를 각각 획득했다. 과반 득표자가 없어 경선 1, 2위를 차지한 이 의원과 김 의원의 대결로 펼쳐진 결선투표는 당초 팽팽한 접전이 펼쳐질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이 의원의 낙승으로 끝이 났다.
이 신임 원내대표의 승리에는 당내 86세대와 민주평화국민연대(민평련), 진보·개혁성향 의원들의 정치행동·정책의견 그룹인 '더좋은미래' 의원들의 지지가 바탕에 깔린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친문 사조직인 '부엉이모임'의 지지가 당선에 결정적 영향을 끼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해찬 대표와 가까운 김 의원이 원내대표로 당선되면 지도부가 '친문 일색'으로 변할 것이라는 우려가 당 일각에서 나오면서 견제·균형 심리가 작용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 원내대표는 여당 원내사령탑으로서 내년 총선 승리와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이끄는 것은 물론 장외투쟁에 나선 제1야당 자유한국당과의 협상을 통해 국회 정상화를 이뤄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그는 당선 직후 수락 연설에서 "우리 당이 넓은 단결을 통해서 강력한 통합을 이루고 총선에서 승리할 수 있도록 열심히 헌신하겠다"며 "늘 지혜를 구하고 우리 의원총회가 협상의 마지막 단계가 될 수 있도록 집단 사고에 근거해 (야당과) 협상을 하겠다"고 밝혔다.
선거전 내내 '변화·혁신·쇄신'을 강조한 이 원내대표는 "정말 말 잘 듣는 원내대표가 되겠다"며 "제가 다시 까칠하거나 말을 안 듣고 고집을 부리거나 차갑게 대하면 지적해달라. 바로 고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진 기자간담회에서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에게 언제 연락할 것이냐'는 물음에 "내일이라도 바로 할 것이다. 바로 연락드리고 찾아뵙도록 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 원내대표는 당선 직후 초선의 박찬대·정춘숙 의원을 원내대변인으로 임명했다. 원내수석부대표로는 재선의 김민기·전현희 의원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이 원내대표는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 1기 의장 출신으로 1980년대 민주화 운동을 선봉에서 이끈 운동권 출신의 3선 의원이다.
2000년 새천년민주당 창당 당시 김대중 대통령의 '젊은 피 수혈' 영입으로 정치권에 첫발을 디뎠고, 2004년 17대 총선에서 승리해 국회에 입성했다.
이후 18대 총선에서는 고배를 마셨으나 19·20대 총선에서 내리 당선됐다.
이날 경선 1차 투표에는 행정안전부 장관인 진영 의원과 정재호·표창원 의원이 불참했고, 결선투표에는 표 의원이 참여하고 대신 김영춘 의원이 빠졌다.
장관을 겸임하고 있는 유은혜(사회부총리 겸 교육부)·박영선(중소벤처기업부)·김현미(국토교통부)·이개호(농림축산식품부)·진선미(여성가족부) 의원도 의총장을 찾아 한표를 행사했다.
kong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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