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개 버스업체 580여대 15일부터 운행중단 예정
내달 일반버스 36개 업체 교섭 앞둬…혼란 이어질 전망
(수원=연합뉴스) 권준우 기자 = 주 52시간제 도입과 준공영제 등에 따른 임금 조정문제를 놓고 사용자 측과 갈등을 빚고 있는 경기도 15개 노조가 결국 파업을 결정했다.
경기지역자동차노동조합(경기자동차노조)은 9일 진행된 파업 찬반투표에서 7개 업체 노조가 재적조합원 대비 평균 99%의 찬성률을 보여 파업이 결의됐다고 밝혔다.
앞서 나머지 8개 업체는 지난 7∼8일 찬반투표를 진행해 96.2%의 찬성률로 파업 참여 여부를 확정지은 바 있다.
15개 업체 조합원 1천324명의 전체 찬성률은 97.3%, 반대는 2.7%인 것으로 집계됐다.
파업을 결의한 15개 업체는 경기상운(하남), 진흥고속(가평), 경남여객(용인), 진명여객(양주), 신성교통(파주), 선진시내(포천), 보영운수(안양), 경기버스(남양주), 경기고속(광주), 파주선진(파주), 대원고속(광주), 대원운수(남양주), 경기운수(남양주), 경기여객(구리), 신일여객(파주) 등이다.
파업 대상 버스는 총 589대로, 양주, 용인, 하남, 구리, 남양주, 포천, 가평, 파주, 광주, 의정부, 의왕, 과천, 군포, 안양 등 14개 시·군을 경유하는 광역버스들이다.
이들은 도가 지난해 4월부터 시행 중인 '버스 준공영제'에 참여 중인 업체들로, 지난달 최종 노사 협상이 결렬됨에 따라 이달 7∼9일 파업 찬반투표를 진행했다.
수원, 성남, 고양 등 대도시를 운행하는 6개 시의 1천561대 광역버스 등 경기지역 1만여 대 시내버스는 이번 파업 대상에서 빠졌다.
노조 측은 앞서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에 따른 추가 인력 채용과 310여만원 수준인 기사 임금을 서울 수준인 390여만원으로 인상하는 안을 요구했지만, 사측은 수익성 저하에 따른 인건비 부담을 호소하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경기자동차노조는 15개 업체의 파업이 가결됨에 따라 오는 10∼14일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서 마지막 조정절차를 거친 뒤 오는 15일부터 운행 중단에 돌입한다는 방침이다.
파업에 참가한 한 노조 관계자는 "버스기사가 세금을 떼고 실제 손에 쥐는 월급은 260만원 수준에 불과한데 근무시간이 줄어 임금이 더 낮아지면 생활 자체가 불가능해진다"며 "서울 등 주변 지역과의 임금 격차도 심해 기사 확보도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파업 결의가 이뤄진 지역 중에는 지하철 등 광역버스를 대체할 교통수단이 마련되지 않은 곳도 적지 않아 시민들의 불편이 예상된다.
경기도는 교통대란을 대비해 각 시·군과 함께 전세버스 등 대체 운송편을 마련하고 택시 부제를 일시적을 해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도 관계자는 "파업노선과 대체운송편에 대한 정보를 도민에게 알릴 홍보 방안과 더불어 교통 공무원으로 구성된 현장 점검반을 운영하는 방안도 준비 중"이라며 "파업으로 인한 도민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쓸 수 있는 수단을 모두 동원하겠다"고 말했다.
경기도 버스 파업 찬반투표…중간집계서 96% 찬성 / 연합뉴스 (Yonhapnews)
한편 경기도 버스를 둘러싼 혼란 정국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이날 파업이 결정된 광역버스 총 대수는 도내 전체 시내버스 71개 업체 1만584대의 5.5%에 불과하다.
이들 업체 중 이미 교섭이 끝난 35개 업체를 제외한 36개 업체가 교섭을 앞두고 있으나 준공영제 업체에 비해 인력과 임금 문제 모두에서 노사 간의 의견 간극이 더욱 커 난항이 예상된다.
특히 도내에는 7월 1일부터 주 52시간제를 시행해야 하는 300인 이상 사업장이 전체 시내버스의 61%인 6천500대에 달하는 만큼 파업으로 이어질 경우 교통대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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