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열병 막아라…과태료 10배↑·남은 음식 급여 금지 검토

입력 2019-05-09 11:00   수정 2019-05-09 11:07

돼지열병 막아라…과태료 10배↑·남은 음식 급여 금지 검토
농식품부, 해외직구 전량조사해 사료 등 반입 차단
"중국·베트남·캄보디아 축산농가 방문 자제해달라"



(세종=연합뉴스) 이태수 기자 = 치사율이 100%에 이르고 백신도 없어 치명적인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아시아권에서 잦아들지 않자 정부가 불법 축산물 반입 과태료를 최대 10배 인상하는 등의 추가 대책을 마련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9일 "지난해 8월 중국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한 후 몽골과 베트남 등 주변국으로 퍼졌다"며 "불법 휴대 축산물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 바이러스가 검출되는 등 국내 유입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크다"고 경고했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은 중국에서 지난해 8월 이후 지금까지 133건 발생했고 베트남 211건, 몽골 11건, 캄보디아 7건 등 주변국에서도 발생이 잇따랐다.
또 중국에서 우리나라로 들어오는 여행객이 불법으로 반입한 소시지, 순대 등 돼지고기 가공품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 바이러스 유전자가 15건이나 나왔다.
농식품부는 우선 불법 휴대축산물 반입을 차단하기 위해 이 같은 행위에 대한 과태료를 오는 6월 1일부터 최대 1천만원으로 대폭 올리기로 했다.
현재는 위반 횟수에 따라 1차 10만원, 2차 50만원, 3차 100만원을 물리게 돼 있다. 이를 아프리카돼지열병 발생국에 대해서는 1차 500만원, 2차 750만원, 3차 1천만원으로 상향한다.
과태료를 내지 않으면 재입국을 거부하고, 국내 체류 기간 연장을 제한하는 등 강력한 제재 방안도 마련한다.
또 중국 여행객이 많은 제주공항에 수화물 검색 전용 엑스레이 모니터를 설치·운영하고, 탐지견 인력을 증원해 검색을 강화한다.
외국인 근로자에 대해서는 입국 전후 취업교육 기관을 통해 아프리카돼지열병 예방에 대한 교육을 강화하는 한편 교육 대상을 국내에 머무는 동포 방문 취업자로 확대한다.
특히, 아프리카돼지열병 발생국을 여행한 양돈농장주와 근로자에 대해서는 가축방역관이 직접 찾아가 교육을 한다. 발생국을 방문한 양돈인은 5일간 농장 출입을 자제토록 한다.
특히 최근 해외 인터넷 쇼핑몰 등에서 물건을 사는 '직구족'이 급증함에 따라 국제우편 등 특급탁송화물을 통한 축산물 반입도 원천 차단한다. 이를 위해 전담 인력을 배치해 엑스레이·검역 탐지견 등으로 전량 검사하고, 해외직구 사이트 모니터링을 강화한다.
지난해 국제 우편물 가운데 검역을 통과하지 못한 1만4천건 가운데 돈육 가공품은 49%나 됐다. 또 검역에 걸린 특송물품 1천600건 중에서 반려동물 사료가 78%를 차지했다.

농식품부는 아프리카돼지열병 발생국에서 발병 원인으로 남은 음식물 급여가 꼽히는 만큼, 이를 아예 금지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우선 남은 음식물을 직접 처리해 급여하는 것을 제한하고, 전문처리업체를 거친 남은 음식물 급여도 금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농식품부는 "전문처리업체를 통해 남은 음식물을 돼지에게 주는 농가에 대해서는 출하, 도축, 유통 등 전 과정을 이력 시스템에서 관리할 계획"이라고 부연했다.
또 야생 멧돼지를 줄이고자 환경부와 손잡고 포획 틀·울타리 설치를 늘리고, 피해 방지단 인원도 늘린다. 멧돼지 폐사체 신고 포상금 지급 금액도 현재 10만원에서 그 10배인 100만원으로 상향한다.
농식품부는 "아프리카돼지열병이 국내에서 발생하는 즉시 위기 경보를 최고 수준인 '심각' 단계를 발령할 것"이라며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가동하는 등 범정부 차원에서 총력 체계를 구축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농식품부는 우리나라가 아프리카돼지열병 청정국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 ▲ 중국·베트남·몽골·캄보디아 등 발생국 여행 시 축산농가 방문 자제 ▲ 발생 국가 방문 후 5일간 축산농가 방문 자제 ▲ 해외에서 축산물 휴대 반입 금지 ▲ 야외활동 시 먹다 남은 소시지 등을 버리거나 야생 멧돼지에게 주는 행위 금지 등을 당부했다.
tsl@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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