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전남도청 복원계획에 반영…재설치 여부 두고 논란일 듯
(광주=연합뉴스) 김재선 기자 =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 지난 2017년 26억여원을 들여 준공한 '미디어월'이 옛 전남도청 복원 사업 추진과 맞물리며 오는 2021년 철거된다.
특히 이 미디어월은 대부분의 시설을 지하에 조성한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을 상징하는 '랜드마크' 역할을 했다는 점에서 철거 후 재설치 여부를 두고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9일 옛 전남도청 복원전담팀과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 따르면 고음질의 다채널 음향시스템을 구축한 국내 최초의 멀티미디어 플랫폼 '미디어월'을 철거할 방침이다.
옛 전남도청복원 범시도민대책위원회가 정부에 건의해 수용된 복원요청안에는 경찰청 후면에 설치된 철골구조물인 미디어월을 철거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복원전담팀은 지난해 8월부터 올해 2월까지 진행된 조선대 산학협력단의 복원 기본계획 연구용역을 통해 해당 건축물의 철거 시 도청과 전당 건물에 대한 훼손 가능성과 안전성 등에 문제가 없다는 결과를 받았다.
이에 따라 오는 7월부터 1년여 동안 진행되는 복원 건축 설계용역이 마무리돼 복원이 본격화되면 2021년께 미디어월 철거 공사에 들어가 이듬해에는 마무리할 것으로 보인다.
미디어월은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 미디어아트 창의도시로 지정된 광주의 미디어아트 제작 활성화를 위해 2017년 1월 준공했다.
미디어월은 풀HD급 '미디어 메쉬'에 각각 21×9m, 10×6m 크기의 와이드 스크린 2개를 결합한 건축물이다.
전체 크기는 75m×16m의 대형 스크린이다.
'미디어 메쉬'는 기존 전광판과는 다르게 선 형태로 제작돼 뒷면의 외관을 가리지 않도록 제작된 특징이 있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은 해당 건축물 1천200㎡의 면적, 60개의 채널을 통해 아시아 문화 예술에 대한 지식을 제공하고, 아시아 작가들을 대상으로 공모전 등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미디어월은 건축 구조상 건물 대부분이 지하에 있는 전당을 외부적으로 알리고, 전당에서 진행되는 각종 공연과 콘텐츠 등을 시민들에게 안내하는 등 전당의 랜드마크 역할을 하고 있다.
미디어월이 철거될 경우 아시아문화전당을 알릴 만한 상징물이 마땅치 않은 데다 이를 활용했던 미디어아트 공간이 사라지게 돼 재설치 여부를 두고 논란이 예상된다.
현재 복원전담팀은 미디어월의 철거 방식을 두고 완전철거, 이전철거, 철거 후 재건축 등 구체적인 방식을 논의하지 않은 상황이다.
하지만 전당에 이 같은 대규모 건축물을 이전할 마땅한 장소를 찾기가 곤란한 것으로 알려졌다.
복원전담팀 관계자는 "현재까지 철거 방식을 두고 구체적인 방침이 정해지지 않아 앞으로 전당 측과 협의해야 할 부분이다"며 "복원 건축 설계용역이 마무리되는 대로 소유권자인 전당 측과 이전부지 대안 등을 심도 있게 논의할 방침이다"고 말했다.
kjs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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