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당 '1922 위원회' 브래디 의장과 면담서 관련 입장 피력
(서울=연합뉴스) 전성훈 기자 = 테리사 메이 총리가 유럽의회 선거가 시작되는 이달 23일 이전에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조건을 담은 브렉시트(Brexit) 합의안에 대한 의회 표결을 희망한다는 의사를 피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메이 총리는 전날 보수당 평의원 모임인 '1922 위원회'의 그레이엄 브래디 의장을 만나 이러한 뜻을 전달했다.
브래디 의장에 따르면 메이 총리는 가능한 한 빨리 브렉시트 합의안의 의회 비준 작업을 마무리하고서 자리에서 물러나겠다는 단호한 입장을 갖고 있다고 한다.
브래디 의장은 영국 B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메이 총리가 매우 가까운 시일 내에 브렉시트 과정의 첫 단계를 마무리하는 것은 물론 유럽의회 선거 전에 필요한 법안을 제출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고 말했다.
메이 총리의 이러한 언급은 영국의 유럽의회 선거 참가 여부를 넣고 논란이 이는 와중에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메이 총리를 비롯한 내각은 그동안 유럽의회 선거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수차례 밝혔다.
하지만 사실상의 부총리 역할을 수행하는 데이비드 리딩턴 국무조정실장이 전날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공개적으로 영국의 선거 참여가 불가피하다고 말해 혼란을 자초했다.
메이 총리의 발언은 브렉시트 합의안 비준 작업 시한을 유럽의회 선거 개시 이전으로 못 박고 의회를 상대로 재차 설득 작업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
브렉시트 합의안에 대해 두 차례 의회 승인 투표와 EU 탈퇴협정에 대해 한 차례 표결을 시도했으나 모두 실패했다.
이에 EU는 지난달 열린 특별정상회의에서 브렉시트를 오는 10월 31일까지로 연기하되, 영국이 EU 탈퇴협정을 승인하는 대로 브렉시트를 허용하는 '탄력적 연기'(flexible extension) 방안에 합의했다.
메이 총리는 브래디 의장과 만남에서 자신의 사임과 관련한 구체적인 로드맵을 제시하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보수당 내에서는 이달 초 실시된 지방선거에서 2015년 대비 1천334석이나 잃는 참패를 당한 뒤 메이 총리의 조기 사퇴 목소리가 점증해왔다.
메이 총리는 다만, 자신의 사임 문제를 논의하고자 다음 주께 1992 위원회 지도부와의 만남을 제안했다고 브래디 의장은 전했다.
이와 별도로 브렉시트 합의안을 둘러싼 교착 상태를 해소하고자 수일 내에 야당과도 대화를 시작할 방침이다.
총리실 대변인은 "브렉시트 이슈에 대한 접점을 찾고자 향후 수일 내에 정부-야당 간 더 많은 워킹 그룹 회의와 관련 문서 교환 등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lu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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