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11일부터 '총선 대장정', 19일까지 진행…모디, 야권 '부패 역사' 비판하며 재선 다짐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모디! 모디!"
해가 떨어진 뒤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연단에 오르자 10만명이 넘는 군중은 일제히 모디의 이름을 연호했다.
8일 오후(현지시간) 인도 뉴델리 시내의 대형 광장 람릴라 마이단.
지난달 11일 한 달여의 일정으로 막을 올린 인도 총선이 막바지로 치닫는 가운데 모디 총리의 이번 총선 첫 뉴델리 유세가 열렸다.
람릴라 마이단은 대형 힌두교 행사나 정치 이벤트가 자주 열리는 장소다.
1961년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인도 방문 때 자와할랄 네루 총리가 대규모 환영 행사를 마련한 역사적인 곳이기도 하다. 1930년 이전에는 저수지가 있던 곳이다.
섭씨 40도를 넘어가는 혹독한 더위에도 이곳에서는 이날 낮부터 사람들이 몰리기 시작했다.
BJP를 상징하는 주황색 모자, 모디 총리 가면, BJP의 심벌 연꽃 문양 플래카드·깃발 등을 든 인도국민당(BJP) 지지자가 운집한 것이다.
모디 총리의 유세는 오후 7시로 예정됐음에도 서너 시간 전부터 입구에 줄이 길게 늘어졌다.
경비사업체를 운영하는 지텐드라 싱 차우한(38)씨는 "'모디 쓰나미'가 몰려오고 있다"며 "BJP는 이번 총선에서 2014년 압승 때보다 더 많은 의석을 얻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어둠이 찾아오고 유세장 곳곳에 설치된 조명탑에 불이 들어오자 이윽고 모디 총리가 모습을 드러냈다.
모디 총리는 이날 인도 북부 하리아나주(州)에서 유세를 마친 뒤 헬리콥터를 타고 뉴델리로 이동했다.
유권자만 9억명에 달하는 인도 총선 투표는 이달 19일까지 전국을 돌며 7차례 이어진다. 뉴델리 지역 투표는 오는 12일 6번째 투표일에 진행된다.
뉴델리는 2014년 총선에서 BJP가 7석을 싹쓸이한 곳이다. 모디 총리는 이번 총선에서 뉴델리 등의 선전을 발판으로 하원 과반을 차지해 재선을 달성하겠다는 각오다.
상의부터 수염과 머리카락까지 '흰색 카리스마'를 앞세운 모디 총리가 단상에 오르자 군중은 깃발을 흔들고 소리를 지르며 흥분했다. 휴대전화 불빛으로 모디 총리의 발언에 일제히 호응하는 모습은 장관이었다.
모디 총리는 마이크를 잡자마자 "바라트 마타 키"라고 말했다. 그러자 군중은 일제히 "자이"라고 화답했다. '바라트 마타 키 자이'는 '어머니 인도에게 승리를'이라는 뜻이다.
모디 총리는 50여분간 이어진 이 날 연설에서 연방 제1야당인 인도국민회의(INC)의 라훌 간디 총재 가문을 강하게 비판했다.
라훌 간디 총재는 초대 네루 총리의 증손자다. '네루-간디 가문'은 3명의 총리를 배출하며 지난 70여년간 인도 정치를 좌우해왔다.
최근 라훌 간디 총재의 아버지 라지브 간디 전 총리를 '부패 넘버원'이라고 비판한 모디 총리는 이날도 네루-간디 가문의 '부패 역사'를 끄집어냈다. 네루-간디 가문이 INC 집권 시절 휴가를 떠날 때 군함을 이용했다는 사실 등을 거론했다.
그러면서 모디 총리는 뉴델리 지방의회를 장악한 보통사람당(AAP)에도 "한 게 아무것도 없다"고 비난의 화살을 날렸다.
이번 총선에서는 파키스탄과 군사충돌 등 안보 이슈를 내세운 BJP가 제1당 자리를 차지할 것이 확실시되는 가운데 BJP 주도의 국민민주연합(NDA)이 어느 정도 의석을 확보할지에 관심이 쏠린다.
현재 NDA는 하원 545석(대통령 지명 2석 포함) 가운데 340여석을 장악하고 있다.
이번 총선 결과는 오는 23일 개표 때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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