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중간선거 앞두고 음모론 확산…여야 대립

입력 2019-05-09 12:37  

필리핀 중간선거 앞두고 음모론 확산…여야 대립

(하노이=연합뉴스) 민영규 특파원 = 오는 13일로 예정된 필리핀 중간선거를 앞두고 각종 의혹 제기와 음모론이 확산하면서 여야가 대립하고 있다.
9일 일간 필리핀스타 등 현지 언론과 외신에 따르면 지난달 말 현지 인터넷 사이트에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의 가족이 마약밀매조직으로부터 보호비를 받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한 영상 '진짜 마약 리스트'가 올라왔다.
해당 사이트 운영자가 당국에 체포된 직후 야당을 이끄는 레니 로브레도 부통령이 이 운영자와 함께 찍은 사진이 소셜미디어(SNS)에 등장했다. 로브레도 부통령 측은 즉각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해명했다.
이어 '진짜 마약 리스트' 영상에 후드티를 입고 등장해 의혹을 제기한 사람이 자신이라며 어드빈쿨라라는 인물이 최근 기자회견을 했다.
이에 따라 한 상원의원이 지난 7일 그를 초청, 청문회를 열겠다고 나섰다. 이 청문회는 "어드빈쿨라가 2016년에는 베니그노 아키노 당시 대통령과 측근이 마약에 연루된 의혹이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대가를 요구한 인물"이라는주장이 제기되면서 다음 날 취소됐다.
그러자 두테르테 대통령 측의 반격이 시작됐다.
살바도르 파넬로 대통령궁 대변인은 "'진짜 마약 리스트'는 중간선거를 앞두고 두테르테 대통령과 정부가 지지하는 상원의원 후보들의 평판을 깎아내리려는 야권의 발악"이라고 주장했다.
파넬로 대변인은 유력 야당인 자유당과 두테르테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온라인 매체 '래플러' 등 비판세력의 음모라며 도표까지 제시했다.
이에 대해 야권은 "음모론이야말로 야권을 깎아내리려는 것"이라고 역공을 폈다.
13일 필리핀 중간선거에서는 상원의원의 절반인 12명과 하원의원 297명 전원, 수만 명의 지방자치단체 대표를 선출한다.

youngkyu@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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