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2주년' 세미나…문정인 "경제 협력이 비핵화·평화 달성할 수 있다"
(서울=연합뉴스) 정성조 기자 =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문재인 대통령이 올해 3·1절 기념사에서 천명한 '신한반도체제' 구상을 "앞으로의 100년은 전혀 다른 나라를 만들겠다는 장대한 목표"로 평가하고 장기적 안목에서 추진하자고 제안했다.
정 전 장관은 9일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주최로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문재인 정부 출범 2주년 대외경제정책의 성과와 과제' 세미나 기조발제에서 "(신한반도체제는) 기존 질서를 타파하고 우리 민족 중심의 신질서를 구축하겠다는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은 3·1절 기념사와 지난 7일 독일 일간지 FAZ 기고문을 통해 신한반도체제를 "수동적인 냉전질서에서 능동적인 평화질서로의 전환"으로 정의하는 한편, 남북 간의 평화 정착과 경제발전이 선순환을 이루는 '평화경제'를 키워드로 제시한 바 있다.
정 전 장관은 이를 "남북 경제협력의 지속가능성을 키우기 위해 한반도 평화를 먼저 정착시키자는 취지"로 풀이하며 남북이 평화협력공동체와 경제협력공동체로 발전해 '남북연합' 상태를 이루면 신한반도체제를 구축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다만 "한반도와 지리적으로 인접한 주변 4국들(미중일러)이 군사강국·경제강국인 상황에서 그들의 국가이익을 뛰어넘은 우리 중심의 질서 재편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라며 정치인의 주인의식과 외교관의 국가이익관 확립을 주문했다.
그러면서 "신한반도체제 구축이야말로 냉전 구조와 분단체제를 완전 종식해야 비로소 가능해지는 일인 만큼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냉전구조 해체와 분단체제 와해를 저지하려는 갖가지 이론과 주장에 대한 대응책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패널로 나선 이정철 숭실대 교수는 문 대통령이 FAZ 기고문에서 언급한 '평범함의 위대함'과 '평범함을 위한 평화'에 주목하며 신한반도체제는 "우리는 지금까지 이렇게 살았지만, 앞으로 100년의 질서는 한반도의 평범한 사람들, 동북아의 평범한 사람들이 어떤 질서를 열어나가자는 호소"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평화경제' 구상과 관련해 토론한 양문수 북한대학원대 부총장은 "지금까지는 북한을 협력의 '대상'으로 봤지만 이제 협력의 '주체'로 봐야 한다"며 "협력을 통해서 (북한) 스스로의 경제역량을 키워가가게 하는 것에서 남북의 접점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사회를 맡은 문정인 대통령 외교안보특보는 세미나를 정리하며 미국의 대북제재가 북한 경제 '초토화'를 통한 '일방적 평화'를 목표로 하는 것일 수 있다고 비판하며 "경제 협력을 통해 오히려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평화에 나선다는 명제도 가능한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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