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실습 중심 연 매출 1억 대학기업…"매출보다 제빵 인재 양성"
'재능대-日 유명 베이커리' 협약 …수료생, 일본 제과점에 입사
(인천=연합뉴스) 윤태현 기자 = 수익엔 관심이 없고 오로지 '제과 명장' 배출에만 매진하는 제과 기업이 있다.
재능베이커리(JEI BAKERY)는 실력 있는 인재 양성을 유일한 목표로 연간 6천여개의 빵과 과자를 제조·유통하는 인천재능대학교의 학교기업이다.
2009년 설립된 이 기업은 올해로 11년째 7∼8종의 빵과 10여종의 쿠키를 만들며 연평균 1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주문제작만 한다.
단일 제과사업장 규모로는 적다고 할 수 없는 매출이지만 이 기업은 매출 증대엔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기업 목표가 이윤 추구가 아닌 인재 양성에 있기 때문이다.
김윤주 인천재능대 산학협력처장은 "재능베이커리는 한식명품조리과·글로벌호텔외식조리과 학생들의 제과 역량을 키우고자 설립한 학교기업"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현장실습에 중점을 둔 교육을 통해 학생들이 사회에 진출해 곧바로 역량을 발휘하도록 하는 데 기업경영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재능베이커리에선 매년 매니저 1명과 40여명의 학생·졸업생·자원봉사자들이 일한다. 설립 때부터 지난해까지 이곳을 거쳐 간 학생은 400여명에 이른다.
보수는 근로장학금·실력 배양·성취감이다.
일반 기업과는 비할 바 없는 낮은 수준의 '월급'이지만 매년 근무를 희망하는 학생들이 끊이지 않는다. 이곳을 거쳐 간 학생 대부분 유수의 제과 기업에서 실력자로 인정받고 있기 때문이다.
'돈 욕심'이 없는 만큼 초과 수익이 나면 교내 장학금으로 사용하거나 재투자를 한다.
이 기업 제품의 품질은 웬만한 제과 기업을 뛰어넘는다.
제과 명장 배출이 기업 비전이기 때문에 일반 제과 기업보다 더 엄격하게 가르치고 제품을 만든다.
방부제를 전혀 쓰지 않고 고급재료만 사용해 빵·과자를 굽는다. 이 때문에 제품의 유통기한은 짧지만, 맛은 더 깊고 부드럽다는 평이다. 가격도 빵 1천∼1천500원, 쿠키 600∼700원으로 매우 저렴해 인기가 높다.
이용주 재능베이커리 매니저는 "고품질의 제품을 저렴하게 판매할 수 있는 것은 이익을 거의 남기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빵·과자가 학교 학생들에게도 인기가 높아 제과 시장에 내놔도 손색이 없지만, 시장진출 확대는 하지 않는다"면서 "우리가 시장에 내놓는 최고의 제품은 '인재'"라고 자랑했다.
재능베이커리의 인재경영은 올해 큰 성과를 앞두고 있다.
일본 유명 제빵기업인 '요유베이커리'와 협약을 하고 올해 6월부터 '재능대-요유베이커리 아카데미'를 운영하게 된 것이다.
이 아카데미는 재능베이커리와 요유베이커리에서 총 6개월간 전문 제과기술을 가르치게 된다.
이곳을 수료한 학생·일반인 등 50∼100명은 모두 요유베이커리에 채용돼 제과전문가로 활동하게 된다.
요유베이커리는 1950년 일본 규슈 지역에 설립된 제과 기업으로 현재 일본 전역에 97개 매장을 운영하는 제과 대기업이다.
전통 발효법으로 만든 식빵과 단팥빵 등이 유명하다. 국내에도 서울과 대구에 2개 분점이 영업 중이다.
김 처장은 "재능베이커리 출신 학생 3명이 요유베이커리에서 인턴십을 한 뒤 실력을 인정받아 곧바로 채용되면서 아카데미 운영까지 하게 됐다"며 "재능베이커리를 국내·외에서 실력을 인정받는 인재를 길러내는 기업으로 이끌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tomato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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