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제품·블루베리·위스키·와인 등 수출 급감 우려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확전 조짐을 보이면서 미국 수출업계도 중국의 보복관세 우려에 울상을 짓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0일 보도했다.
미국 행정부는 2천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율을 10일부터 기존 10%에서 25%로 인상하겠다고 밝혔으며, 이에 중국 상무부는 "부득이하게 필요한 반격 조치를 할 것"이라며 보복을 예고했다.
미국의 '관세 폭탄'이 현실화하면 중국 정부는 이에 맞서 보복관세를 부과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정부가 자국 기업들에 미국산 제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하지 말라고 압력을 가할 수도 있다.
세계 최대 소비시장으로 부상한 중국 시장 진출에 공을 들여온 미국 수출업계로서는 큰 타격이 아닐 수 없다. 특히 대중국 수출 규모가 큰 농산물이나 식품업계는 수출 급감 우려에 울상을 짓고 있다.
미국낙농협의회의 제이미 카스타네다 선임 부회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관세를 다시 올린다면 중국이 어떻게 반응할지 알 수 없다"며 "(중국의) 수입 제한이 확대된다면 이는 우리 수출을 끝장내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지난해 무역전쟁 발발로 중국 정부는 미국산 유제품에 25%의 보복관세를 부과했다. 이로 인해 미국산 유제품의 대중국 수출은 지난해 48% 급감했다.
미국 야생블루베리협회의 임원인 패트리샤 콘투르는 "우리는 중국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오랜 시간 공을 들여왔다"며 "지난해 중국의 추가 관세로 이미 큰 타격을 입었는데, 또다시 관세가 오른다면 수출 자체가 완전히 말살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미국의 관세 폭탄에 대한 보복 조치의 하나로 미국산 블루베리에 대한 관세를 기존 40%에서 65%로 인상했다.
미국 켄터키주의 버번위스키 수출업자인 데이비드 드 겐트는 "중국 시장은 프리미엄 소비자 제품 시장으로서 그 가치가 계속 커지고 있어 우리도 이를 겨냥하고 있지만, 무역전쟁 확전은 우리 계획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관세 폭탄'의 현실화를 우려하면서 "관세를 올리는 것은 두 명의 플레이어가 절대 물러서지 않으려고 하는 나쁜 포커 게임과 같다"고 비판했다.
캘리포니아와인협회의 아시아 담당 임원인 크리스토퍼 베로스는 "우리는 관세가 상당폭 인상된다면 (수출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이는 문제가 아닐 수 없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미국산 와인에 25%의 추가 관세를 부과했으며, 이로 인해 지난해 미국산 와인의 대중국 수출은 25% 감소했다. 중국으로 수출하는 미국산 와인의 90%는 캘리포니아에서 생산된다.
ssah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