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개 군소정당 군부 지지…반군부 "국민이 압박해야" 여론전
합하면 100석 넘는 민주당·품짜이타이 행보에 향방 갈릴 듯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태국 정치권이 총선 결과 발표 이후 '2라운드'에 돌입했다.
군부 정당은 의회 과반 확보를 위해, 반군부 진영은 이를 막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는 모양새다.
10일 방콕포스트와 더 네이션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선관위의 득표기준 하향에 따라 비례대표 의석 한 석씩을 얻은 11개 군소정당 중 10개 정당은 전날 예상대로 군부 정당인 팔랑쁘라차랏당 지지를 선언했다.
나머지 한 당도 조만간 합류할 것으로 예상한다.
쁘라윳 짠오차 총리를 차기 총리 후보로 지명하며 총선에서 115석을 얻은 팔랑쁘라차랏이 일단 유리한 고지를 점한 셈이다.
팔랑쁘라차랏당은 각각 52석과 51석을 얻은 민주당과 품짜이타이당은 물론, 10석을 차지한 찻타이파타나당과도 접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협상이 성공한다면 군부 정당 주도 연정추진 세력은 239석을 확보하게 된다.
팔랑쁘라차랏당은 각료 배분을 '미끼'로 1~5석을 차지한 나머지 5개 정당도 포섭해 과반(251석 이상)을 차지한다는 전략이다.
의회 과반에 6석이 모자라는 245석에 그친 반군부 진영은 여론전을 통해 저지에 나섰다.
푸어타이당의 품탐 웨차야차이 사무총장은 트위터에 "친군부 세력은 138석에 그치고 있고, 116석에 달하는 민주당과 품짜이타이, 찻타이파타나, 찻파타나당은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면서 "이들이 (친군부 세력에 합류하지 않겠다는) 결정을 하게 하는 것은 국민의 의무"라고 적었다.
퓨처포워드당 타나톤 중룽르앙낏 대표는 "쁘라윳 총리를 지지하는 정당은 126석을 확보하지 못한 것이 명백하다"면서 "상원을 무력화할 기회를 갖게 됐다"며 군부 정당 합류 거부를 촉구했다.
새 총리는 상원(250명)과 하원(500명) 합동 회의에서 선출된다. 군부가 지명하는 상원 250명 전원이 쁘라윳 총리를 지지한다고 보면 쁘라윳 총리는 하원에서 126석만 얻으면 750석의 과반인 376석을 획득하게 된다.
결국 합하면 100석이 넘는 민주당과 품짜이타이당이 어떤 입장을 취하느냐가 태국 정국의 향배를 가르는 열쇠가 될 전망이다.
태국 정치권에서는 팔랑쁘라차랏당이 '알짜배기'는 자신들이 차지하고 중요성이 떨어지는 각료 자리만 제안하면서 두 당이 불만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탐마삿 대학의 아누손 우노 교수는 더 네이션에 "얼마나 많은 정당이 군부정권을 지지할지 여전히 불확실하다"면서 "반군부 세력이 군부 정당의 연정추진 시도를 저지할 가능성도 여전히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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