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민박집서 1박 뒤 영천 거쳐 대구로…취임 후 첫 '대구 현장방문'
경북 농가방문서 "민주노총 요구 들어주면서 농민 말 안 들어주는 정부"
대구 산업현장 방문·대학생 간담회…11일 대구서 '文정부 규탄' 장외집회
(영천·대구=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 부산·경남(PK)에서의 '민생투쟁 대장정' 일정을 마친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10일 한국당의 전통적 강세 지역인 대구·경북(TK)을 찾았다.
내년 총선의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PK에서 지지기반 확대를 꾀했다면, 이번에는 텃밭 격인 TK에서 지지층 결집에 나선 모양새다.
여야 4당의 선거제·개혁법안 패스트트랙 지정에 반발, 지난 2일 '경부선 집회' 차원에서 잠시 대구를 들른 적은 있지만, 황 대표가 대구 현장 방문 일정을 잡기는 지난 2월 27일 취임 후 이번이 처음이다.
황 대표는 주말인 11일까지 대구에 머문다.
'민생투쟁 대정정'을 선언한 지난 7일 이후 줄곧 지역에 머문 황 대표는 전날 밤 경북 경주 보문단지 인근 민박집에서 1박을 한 뒤 이날 오전 펜션 숙박업 종사자들과 조찬 간담회를 가졌다.
이어 경북 영천의 한 과수농가를 찾은 황 대표는 밀집모자에 토시를 착용하고 빨간 수건을 목에 두른 채 40분간 일손을 도왔다.
황 대표는 지역주민들을 만나 "저를 맞이하는 많은 분들이 '살기 힘들다', '어떻게든 살려달라'는 말씀을 하신다"며 "민생을 살려내고 경제를 되살릴 수 있는 길, 든든한 안보 속에 안심하고 살아갈 길 만들겠다"고 말했다.
특히 황 대표는 농업인들과의 간담회에서 "민주노총은 뭘 요구해도 빠짐 없이 들어주는데 농민 말씀은 안 들어주는 정부"라며 "쌀 목표가격 인상과 관련한 대통령 공약을 지키려면 3조원 이상 예산이 필요하다고 분석되는데, 2조원 이상 못 쓰겠다고 버티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우리 당은 쌀 목표가격 수준을 22만6천원 이상으로 해드리도록 하겠다. 직불제 개편 예산도 3조원 이상 확보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농업 종사 청년대표는 "비싼 농기계값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청년들을 위해 농촌 정착 지원사업을 5년까지는 늘려달라"고 건의했고, 황 대표는 "(정책을) 집행하기는 어려운 야당이지만, 잘 검토해서 구조적으로 해결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황 대표는 오후 대구로 넘어가 달서구 성서공단의 자동차 부품업체, 철도차량 부품 업체를 잇달아 방문해 제조현장을 시찰하고 중소기업 종사자들의 건의사항을 청취했다.
이후 대구 경북대 학생들과 카페 간담회를 가졌다. 청년 취업 문제를 부각하기 위한 일정으로, 황 대표가 대학생과 마주 앉은 것은 당 대표 취임 후 이번이 처음이다.
당 관계자는 "청년들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 왜 취업이 안되는지 듣는 자리"라고 설명했다.
황 대표는 주말인 11일 반야월 시장에서 무료급식 봉사를 하는 데 이어 대구문화예술회관 앞에서 열리는 '문재인 STOP, 국민이 심판합니다' 대규모 장외 집회에 참석한다.
as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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