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리, 과거 ICBM급 발사엔 추가 제재…단거리는 규탄·경고
韓美, 문제 제기보다 상황관리 집중할 듯…美 "외교 고수"
(서울=연합뉴스) 김동현 기자 = 북한이 지난 9일 발사한 미사일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가 금지한 탄도미사일일 가능성이 커지면서 북한의 안보리 결의 위반이 논란될 전망이다.
그러나 한국과 미국은 당장 북한의 결의 위반을 문제 삼으며 대치 국면으로 가기보다는 대화 동력을 이어가고 상황이 악화하지 않도록 관리하는 데 집중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10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전날 여러 장거리 타격수단들을 동원한 화력타격훈련을 했다며 관련 사진을 공개했다.
군사 전문가들은 사진에 공개된 발사체 외형이 러시아의 이스칸데르 지대지 탄도미사일과 같다는 이유로 이를 '북한판 이스칸데르'로 지칭하고 있다.
미국 국방부도 9일(현지시간) 성명에서 북한이 "복수의 탄도미사일을 시험 발사했다"고 발표해 발사체가 탄도미사일임을 확인했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유엔 안보리의 대북제재 결의 위반이다.
2006년 채택된 대북제재 결의 1718호는 북한에 탄도미사일 발사를 시행하지 않도록 요구했으며, 2017년 12월에 채택된 결의 2397호도 '북한이 탄도미사일 기술이나 핵 실험, 또는 그 어떤 도발을 사용하는 추가 발사를 해선 안 된다는 (안보리) 결정을 재확인한다'고 명시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전날 취임 2주년 대담에서 "탄도미사일이면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 소지도 없지 않다"고 지적했다.
과거 사례를 보면 안보리는 유엔이 금지한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에 규탄성명이나 추가 제재 등으로 대응했는데, 그 수위는 미사일의 사거리에 따라 달랐다.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이 9일 발사한 미사일 두 발의 비행거리가 각각 420여㎞, 270여㎞라고 발표했다. 이 미사일은 최대사거리는 500㎞로 추정돼 단거리로 분류된다.
그동안 비행거리가 5천km 이상이라 여러 국가를 위협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발사에는 안보리의 추가 제재가 뒤따랐다.
그러나 이번처럼 사정거리가 짧은 단거리 미사일에는 규탄이나 경고 등 낮은 수위로 대응해왔다.
안보리는 2016년 10월 15일 북한이 무수단으로 추정되는 중거리 미사일 1발을 발사했을 때 언론성명과 함께 '중대한 추가 조치'를 경고했고, 2016년 9월 5일 노동으로 추정되는 준중거리 탄도미사일 3발 발사에도 언론성명만 냈다.
2017년 9월 14일 중장거리 탄도미사일(IRBM) '화성-12형' 발사 이후에도 이를 규탄하는 언론성명만 채택했다.
그러다 북한이 2017년 11월 29일 ICBM급 '화성-15형'을 발사하자, 안보리는 바로 다음 달 대북제재 결의 2397호를 채택했다.
이번 발사는 화성-15형 이후 약 1년 5개월만이다.
미국은 당장 문제를 제기하고 안보리 대응을 촉구하기보다는 이번 발사를 위협 수준이 낮은 '단거리 미사일'로 평가하며 대화 동력을 이어가려는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패트릭 섀너핸 미 국방부 장관 대행은 9일 기자들과 만나 북한 미사일 발사에 대해 "우리는 외교를 고수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상황을 "매우 심각하게 주시하고 있다"면서도 이번 발사를 "소형 단거리 미사일"로 규정했다.
그러나 북한이 추가 발사 등 무력시위를 이어갈 경우 강력한 대응을 촉구하는 여론이 미국을 포함한 국제사회에서 확산하면서 제재 위반을 주장할 가능성도 있다.
한국 정부는 이번 발사가 9·19 남북 군사합의 취지에 어긋난다고 지적하면서도 안보리 결의 위반 논란을 불러올 수 있는 탄도미사일로 규정하는 것을 조심스러워하는 모습이다.
군 당국은 이날 발사체가 탄도미사일이라는 외신 보도에 "현재까지 단거리 미사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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