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이도훈, 워킹그룹 도중 별도 회동…北미사일 집중 협의

입력 2019-05-10 14:44   수정 2019-05-10 15:04

비건-이도훈, 워킹그룹 도중 별도 회동…北미사일 집중 협의
"韓美, 北미사일에 긴밀 공조하에 신중히 대응하기로"
워킹그룹 회의서 대북식량지원도 논의…한국 방침 정해지면 추가 협의키로
강경화 "남북미간 진지한 대화 중요"…비건 "北 협상복귀 문 여전히 열려 있어"


(서울=연합뉴스) 이정진 현혜란 기자 = 한국과 미국의 북핵협상 수석대표가 10일 비핵화·남북관계 워킹그룹 회의 도중 별도 회동을 갖고 북한 단거리 미사일 발사 대응방안을 집중적으로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는 이날 오전 10시 20분께부터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진행된 워킹그룹 회의에서 인사말 뒤 회의장을 빠져나와 따로 만났다.
이들은 과거에도 워킹그룹 회의 도중 별도 회동하는 경우가 있었지만, 이번에는 전날 조찬을 겸한 한미 수석대표 협의를 진행했기 때문에 계속 회의장에 머물며 워킹그룹 회의를 주재할 계획이었다.
이 본부장과 비건 대표는 전날 오후 이뤄진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발사 상황에 대한 깊이 있는 논의를 위해 별도 회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저해하는 '심각한 우려'라는 점에 공감하는 한편 북한을 다시 비핵화 협상장으로 이끌 수 있는 방안에 대해 논의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도훈 본부장과 비건 대표는 이날 만찬도 함께하며 논의를 이어갈 것으로 전해졌다.
한미, '북한 미사일' 정국속 워킹그룹 회의…대응방향 주목 / 연합뉴스 (Yonhapnews)
외교 소식통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해선 한미가 긴밀한 공조 하에 신중하게 대응하자는데 의견을 같이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북한은 지난 4일 240㎜ 방사포와 300㎜ 대구경 방사포, 신형 전술유도무기 등을 발사한 데 이어 9일에는 단거리 미사일 2발을 쏘아 올렸다.
워킹그룹에서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 상황과 함께 대북 식량 지원을 비롯한 남북관계 현안이 두루 논의된 것으로 전해졌다.
한미는 북한의 식량난이 심각하다는데 인식을 같이하고 한국의 대북 식량 지원 계획이 확정되면 계속 논의하기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는 보도자료에서 "양측은 이번 협의에서 북한의 9일 단거리 미사일 발사를 포함, 최근 상황에 대한 평가를 공유하고, 양국 정상이 지난 4월 정상회담과 지난 7일 통화를 통해 재확인한 한미 공동목표인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정착 진전을 위한 공조방안에 대해 폭넓고 심도 있는 협의를 가졌다"고 전했다.
이어 "양측은 한미 워킹그룹이 북핵·북한 문제 관련, 한미 공조의 구심체로서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다는 데 의견을 같이하고, 앞으로도 워킹그룹을 통해 한반도 사안 관련 제반 현안에 대한 정책적 공조를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한미는 이번 협의를 토대로 가까운 시일 내 후속협의를 가질 예정이다.
워킹그룹 회의에는 북핵협상 수석대표 외에도 한국 측에서 외교부와 청와대·국방부·통일부 관계자가, 미국 측에서는 알렉스 웡 국무부 부차관보, 마크 내퍼 국무부 동아태 부차관보 대행 등이 참석했다.
비건 대표와 이도훈 본부장은 당초 약식회견을 통해 취재진에게 회의 결과를 설명할 예정이었지만, 미국 측 요청으로 취소됐다.
비건 대표는 워킹그룹 회의에 앞서 강경화 외교부 장관을 예방했다.
강 장관과 비건 대표는 웃으며 인사를 나눴지만, 카메라 앞에서 악수할 때는 굳은 표정이었다. 원래 모두발언도 공개될 계획이었지만, 이 또한 면담을 30분 앞두고 전격적으로 비공개 방침으로 변경됐다.
강 장관과 비건 대표는 면담에서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발사를 포함한 한반도 상황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는 한편, 완전한 비핵화와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 정착을 위한 향후 추진방향에 대해 논의했다고 외교부는 전했다.
강 장관은 북측의 최근 단거리 미사일 발사가 남북관계 개선과 한반도에서의 군사적 긴장완화 노력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행위로서 매우 우려된다면서, 남북미간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정착을 위한 진지한 대화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비건 대표는 이에 적극 공감하고, 한미간 소통·협력을 지속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시점이라고 평가하면서 북한이 협상으로 복귀할 수 있는 문이 여전히 열려 있다고 말했다.
비건 대표는 외교부 청사에 드나들면서 북한 미사일 발사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지 않았다.
지난 8일 입국한 비건 대표는 11일 3박 4일간의 방한 일정을 마치고 워싱턴으로 돌아갈 계획이다.

transil@yna.co.kr
runra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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