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에 32억원 필요…부산 동구청, 예산 확보 못 해 수년째 방치
(부산=연합뉴스) 김재홍 기자 = 50여년 전에 조성된 부산 동구 초량 지하차도 곳곳에 균열이 발생하는 등 안전상 우려가 있으나 사실상 방치되고 있다.
10일 부산 동구에 따르면 부산국제여객터미널과 동구 등 원도심을 연결하는 초량 지하차도는 1966년에 조성됐다.
길이 165m, 너비 20m, 높이 3.5m 규모 지하도가 2개로 구성돼 있다.
지하 구간에는 차로 2개와 그 양쪽에 보행로가 있고, 지상 구간에는 경부고속철도 철로와 부산진역 컨테이너 야적장이 있다.
문제는 구조물이 노후화하면서 수년 전부터 곳곳에 균열이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다.
일부 구간에서는 단단한 콘크리트 표면이 무뎌지면서 푸석푸석해지는 중성화가 진행되고 있다.
콘크리트 중성화는 내부에서 시작해 외부로 이어지는데 물이나 습기가 들어가면 구조적 안전을 장담할 수 없을 수도 있다.
게다가 지하 구간은 보행로가 있음에도 조명이 어둡고, 벽면에는 그 흔한 벽화 하나 없다. 도로 노면 사정도 고르지 못하다.
관할 부산 동구는 현장조사를 벌여 구조물 보수·보강과 지하도 환경 개선 등에 32억원이 들 것으로 추산했다.
그러나 지자체 혼자 감당하기에는 큰 부담이다.
동구는 그동안 국토교통부, 한국철도시설공단, 부산항만공사 등과 협의했으나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동구 관계자는 "초량 지하차도는 부산국제여객터미널과 원도심을 잇는 사실상 유일한 통로"라며 "안전진단에서 B등급을 받긴 했으나 이대로 가면 상황이 더 나빠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북항 재개발사업과 연계해 지하차도 안전성을 확보하고 시설 개선을 이루면 시민은 물론 관광객의 원도심 접근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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