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문화재돌봄사업단 7년째 활동…"보존 임무 뿌듯"
(수원=연합뉴스) 류수현 기자 = 지난 10일 오전 경기 광명시 조선시대 중기의 문신 오리 이원익 유적지.
온몸을 덮는 작업복 차림의 남성 2명이 뜨겁데 달아오른 5월의 태양을 머리에 이고 한옥 지붕에 올라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다.
아래에서 다른 작업자가 황토와 생석회 등을 섞어 야구공보다 조금 큰 공 모양의 덩어리를 만들어 던지면 이를 받아 기와 밑에 받쳐놓는 '기와 고르기'에 한창이었다.
이 작업의 때를 놓쳐 기와가 유실되고, 그 틈으로 빗물이 스며들기라도 한다면 서까래 등 한옥 내부 자재가 썩게 된다.
작업자들은 집터보다 한층 높게 쌓인 기단 경계석의 틈새를 시멘트로 메꾸고 파손된 적새 기와도 교체했다.
이들은 경기문화재연구원 경기도문화재돌봄사업단 보수반 소속이다. 이날 작업에는 7명이 투입됐다.
보수반은 문화재청 발간 문화재 수리 표준시방서를 기준 삼아 목조 문화재와 시설물 위주로 창호, 벽체, 기와, 온돌, 배수로, 담장 보수 등 약 20가지 업무를 담당한다.
문화유산 잘 보존해 후대에 물려주는 중요한 임무를 짊어진 셈이다.
돌봄사업단의 역할은 단지 보수로만 끝나지 않는다.
10일 오전 오산시 조선 시대 사묘(경기도기념물 147호)인 궐리사에서는 작업자 2명이 예초기로 무성하게 자란 잡초를 부지런히 깎고 있었다.
다른 한 명은 공자의 영정이 모셔진 서당 내부를 걸레질하고 곳곳에 비치된 소화기의 압력 게이지 등을 확인했다.
바닥에 깔린 돌 틈 사이로 비집고 나온 잡초를 뜯어내는 것도, 비석에 묻은 흙먼지를 털어내는 것도 오롯이 이들이 하는 일이다.
CCTV 점검, 담장 넝쿨 제거, 조경 관리는 물론 생활 쓰레기 청소 등 일상적인 관리도 신경쓴다.
2014년 1월부터 돌봄사업단 관리반 활동을 하고 있다는 김종화(66)씨는 "일은 고되지만, 누군가는 문화재를 보존해는 일에 나서야 한다는 사명감 하나로 문화재 돌봄 활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기문화재연구원에 따르면 돌봄사업단이 관리하는 도내 문화재는 모두 629개소다.
문화재청 지침에 따라 2013년 초 23명으로 시작한 돌봄사업단은 현재 51명으로 확대됐다. 권역별로 3∼4명씩 활동한다.
돌봄사업단은 문화재 주변과 이동로 등에 구절초와 백일홍 등 국산 자생화 씨앗을 파종하는 사업도 병행하고 있다.
쓰레기 투기 문제를 해결하고 관람환경 개선을 위해 모색한 방안이다.
지난해 6개소에서 시범사업을 진행했고, 올해 46개소로 확대했다.
돌봄사업단 관계자는 11일 "역사적으로 소중한 문화재를 보존해 후손들에게 물려준다는 부분에서 자부심을 갖고 일하고 있다"면서도 "관리만큼 문화재 보호 의식도 중요하다"며 지역 주민의 관심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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