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 전문 헤어디자이너 부족" 응답 많아
"단순 헤어디자이너 문제 아닌 문화적 차이에 대한 두려움" 분석
(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 영국 내 흑인 학생들이 최고 명문대 중 하나인 케임브리지대 진학을 꺼리는 것은 흑인 전문 헤어디자이너가 부족하기 때문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와 관련해 헤어디자이너 부족은 문화적 차이와 적응에 대한 두려움을 상징한다는 분석이다.
10일(현지시간)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케임브리지대 부총장 대리인 그레이엄 버고 교수는 지난 8일 저녁 열린 교육 관련 패널 토론회에서 케임브리지대 진학과 관련한 조사 결과를 소개했다.
버고 교수는 케임브리지 학부생, 대학 입시를 준비 중인 흑인 학생들을 대상으로 케임브리지 진학을 주저하도록 막는 장애요인에 관해 조사했다.
그 결과 학비, 적응 우려 등과 함께 흑인 머리를 전문으로 하는 헤어디자이너 부족이 장애요인 3위에 올랐다.
버고 교수는 "이같은 결과는 예상치 못한 것이지만 우리는 그들(흑인학생)의 시각으로 바라봐야 한다"면서 "그들에게는 이것(전문 헤어디자이너 부족)이 걱정거리다. 이러한 인식 하에서 우리가 어떻게 대응할지를 말할 수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조사 결과 케임브리지 내 6개 단과대는 최근 5년간 입학한 흑인학생이 10명도 안되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옥스브리지(옥스퍼드+케임브리지)로 대변되는 영국 내 명문대의 다양성 부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흑인 학생들의 옥스퍼드 및 케임브리지 진학을 돕는 프로그램인 '타깃 옥스브리지'의 나오미 켈먼은 실제 학생들이 헤어디자이너에 관해서 꽤 자주 묻는다고 전했다.
그는 "당신이 다수 그룹에 속한다면 이 나라 어디에 있든 (원하는) 머리를 할 수 있을 것"이라며 "그러나 아프로 헤어(흑인들의 둥근 곱슬머리 모양)를 가졌다면 전문가가 필요하다. 가장 기초적이고 단순한 것들이 때때로 아주 큰 도전이 될 때가 있다"고 지적했다.
켈먼은 흑인 학생들이 헤어디자이너 외에도 옥스브리지에서 어떤 음식을 먹을 수 있는지, 어떤 오락을 즐길 수 있을지에 관해서도 자주 묻는다고 설명했다.
자선단체 '제너레이팅 지니어스'의 토니 슈얼 박사는 헤어디자이너 부족은 서투른 변명일 수 있으며, 소수자로서 부딪히는 상황과 이에 대한 적응이 핵심 이슈라고 지적했다.
사회 이동성 관련 자선단체인 '서턴 트러스트'를 설립한 피터 램플 경은 "문화적 차이로 인해 소수민족 출신 학생들은 더 좋은 학교에 갈 수 있는 잠재력에도 불구하고 고향에 있는 대학에 진학하려는 경향이 있다"고 밝혔다.
pdhis9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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