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핏빛 투혼' 속에 끝까지 안방 지킨 kt 장성우

입력 2019-05-10 22:36  

'핏빛 투혼' 속에 끝까지 안방 지킨 kt 장성우
kt, 키움에 짜릿한 7-6 재역전승 거둬



(수원=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10일 수원 케이티 위즈 파크에서 벌어진 kt wiz와 키움 히어로즈의 시즌 4차전.
kt는 4-6으로 뒤져 패색이 짙던 8회말 포기하지 않는 근성으로 3점을 뽑아내고 승부를 뒤집는 저력을 발휘했다.
7-6 재역전에 성공한 kt는 그러나 9회초 아찔한 상황을 맞았다.
키움의 선두타자 박동원이 크게 휘두른 배트에 포수 장성우가 왼쪽 머리를 맞았다. 맞은 부위에서는 피가 철철 흘러내렸다.
장성우는 수건으로 출혈을 막으며 더그아웃으로 들어갔다.
엔트리에 등록된 포수는 이준수와 장성우 단 2명뿐이었다. 장성우가 7회초 교체 투입된 터라 더는 쓸 수 있는 포수 자원이 없었다.
이런 위급 상황에서 한차례 땜질 포수로 투입된 바 있는 외야수 강백호가 지레 알아서 더그아웃 쪽으로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하지만 더그아웃에서는 강백호를 향해 아무런 신호가 없었다.
장성우는 응급처치만 받고 다시 나왔다. 그리고 아무 일도 없다는 듯이 포수 마스크를 쓰고, 끝까지 안방을 지켰다.
kt는 장성우가 '핏빛 투혼'을 발휘한 덕분에 동요 없이 7-6의 짜릿한 재역전승을 거두고 다시 한번 탈꼴찌 희망을 부풀렸다.
지난달 26일 왼쪽 검지에 공을 맞고 손톱이 깨진 장성우는 이날 1군 엔트리에 등록돼 복귀전을 치렀다.
경기 후반인 7회초 수비부터 그라운드를 밟은 장성우는 5-6으로 추격한 8회말 1사 2, 3루에서 첫 타석을 맞았다.
타격감이 제대로 올라오기도 전이었지만 장성우는 깊숙한 우익수 희생플라이로 3루 주자를 불러들이고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장성우가 베테랑답게 중요한 순간 역할을 해내자 앞서 아쉬운 수비로 역전의 빌미를 제공했던 9번 타자 강민국이 힘을 냈다.
강민국은 천금과 같은 내야안타로 결승점의 주인공이 됐다.
kt 관계자는 장성우의 몸 상태에 대해 "왼쪽 머리 옆 부분이 약 1㎝ 찢어졌다. 경기종료 후 병원으로 향했으며, 도착하면 곧바로 부위를 꿰맬 것으로 보인다"라고 전했다.
이강철 kt 감독은 "선발 이대은이 5회까지 호투했는데 6회에 실책과 야수 선택 등으로 승리를 놓쳐 아쉽다. 불펜이 추가 실점을 허용하지 않았고, 8회 타선이 집중력을 가지고 신구 조화를 이루며 역전한 것이 크다"고 승리 요인을 짚었다.
이 감독은 "끝까지 응원해주신 팬들에게 감사드리고 수비에서 실수가 나온 부분은 체크해서 보완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changyo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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